-
코로나19가 대한민국 전체를 마비시키면서 한진칼 경영권 다툼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조원태와 조현아 측 모두 출석주주의 과반수 확보가 관건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내달 25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3자연합간 표대결에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꺼려하면서 주총장에 직접 참석하는 주주들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경영권 다툼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한진칼에 이목이 쏠린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연합의 지분율 차이가 근소해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 싸움의 승패가 갈릴 수 있어서다.
특히 주주들의 출석률에 따라 안건 통과 기준 여부가 결정될 수 있고, 실제 표대결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진칼 이사회 멤버로는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표이사 회장과 이석우 사외이사 등 2명이다.
이사 선임 안건은 보통결의 사항으로 출석주주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이 동의하면 결의된다.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우호세력 측이 총 36.48%(조원태 회장 6.52%,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델타항공 10.0%, 카카오 1.0%, 정석인하학원 2.14%, 일우재단 0.16%, 정석물류학술재단 1.08%, 대한항공 사우회 등 임직원 3.80% 등)를 보유하고 있다.
反조원태 세력 측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KCGI 17.29%, 반도건설 8.20% 등 총 31.98%를 확보했다. 이외에 국민연금 2.90%를 제외하면 기관투자자와 일반 소액주주들이 28.64%를 나눠 갖고 있다.
양측 모두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은 확보한 상태지만, 출석주주의 과반수를 넘기는 것이 관건이다.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출석이 저조할 경우 유불리 여부는 셈법이 복잡하다. 당장 어느쪽이 유리하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통상적으로는 소액주주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면 기존 경영권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에게 유리하다. 원안대로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때문에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해 전자투표제 도입에 대한 요구가 컸던 것이다. 반면에 기업들은 투기자본 등의 악의적 공격으로 투표 쏠림이 나타날 경우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해왔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일반 소액주주들의 참석률이 저조할 경우 현재로써는 조원태 회장 측이 좀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