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종식" 발언 이후 늘다 20일 이후 급감화물차 통행량·출구방향 교통량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하늘길도 막혀… 대한항공·제주항공 등 잠정 운항중단
  • ▲ 북대구IC 부근.ⓒ연합뉴스
    ▲ 북대구IC 부근.ⓒ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시의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확진자 발생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20일부터 나흘사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대구로 들어가는 차량의 교통량이 절반쯤으로 급감했다. 특히 북대구나들목을 이용하는 차량의 감소비율이 높았다.

    전국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종식' 발언이후 증가하던 교통량이 확진자 대량 발생이후 다시 줄어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대구를 드나드는 인근 4개 나들목(IC)의 하루 교통량이 1주일전인 16일과 비교해 47% 줄었다. 16일 교통량은 8만8424대였지만 1주일뒤인 23일 교통량은 4만7003대로 떨어졌다.

    입구 방향을 기준으로 북대구IC 교통량은 1만2676대로 1주일전(2만5618대)보다 50.5% 감소했다. 서대구IC 교통량은 1만6695대로 전주(前週·3만1024대)보다 46.2% 줄었다. 남대구IC와 칠곡IC도 1만2510대와 5122대로 전주와 비교해 43.8%와 46.2% 각각 감소했다.

    확진자가 51명에서 104명으로 급증했던 20일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 커진다. 20일 10만4010대에서 23일 4만7003대로 나흘 새 54.8%나 급감했다. 평소 교통량이 가장 많은 서대구IC의 경우 20일 3만4987대에서 23일 1만6695대로 52.3% 줄었다.

    화물차도 교통량이 줄었다. 다만 교통량의 90% 이상을 유지하며 차지하는 비중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23일 현재 북대구IC의 화물차 교통량은 1만1999대로 전주(2만4800대)보다 51.6% 줄었다.
  • ▲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연합뉴스
    ▲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연합뉴스
    대구에서 인근 지역으로 나가는 방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교통량이 IC 입구 쪽과 엇비슷하게 감소했다. 23일 북대구IC 출구 방향 교통량은 1만5026대로 전주(2만7269대)보다 44.89% 줄었다. 칠곡IC는 5630대로 전주(9690대)보다 41.9% 감소했다. 서대구IC와 남대구IC도 각각 41.4%와 36.6% 줄어들었다.

    교통량 변화 추이를 보면 뚜렷한 변곡점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계와 만나 '종식'을 언급한 이후 늘었다가 대구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감소했다.

    입구 방향을 기준으로 지난 10일 교통량은 11만7473대로, 1주일 전인 3일(11만5197대)보다 2%(2276대) 증가했다. 11일도 2%(2464대) 늘었다. 12일 들어 10만4289대로 전주(11만610대)인 5일보다 6%(6321대) 줄었던 교통량은 13일 5%(5387대) 증가한 이후 14일 5%(5462대), 15일 8%(9189대), 16일 2%(1856대)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13일은 문 대통령이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경제단체장과 만나 "코로나19는 머잖아 종식될 것"이라고 언급했던 날이다.

    늘어나던 교통량은 20일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20일 전주 대비 마이너스(-) 11%(1만2256대), 21일 -17%(2만412대), 22일 -38%(4만5028대), 23일 -47%(4만1421대)를 보였다. 20일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4명을 기록하며 전날(51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날이다. 이후 누적 확진자 수는 21일 156명, 22일 433명, 23일 602명으로 증가했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시기다. 평소 교통량은 서대구IC > 북대구IC > 남대구IC > 칠곡IC 순으로 많았지만, 교통량 감소율은 북대구IC > 칠곡IC >서대구IC > 남대구IC 순이었다.

    한편 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해 전국의 2월 고속도로 교통량은 하루평균 356만6000대로, 1월보다 9.2%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0% 줄었다. 주말에 9.6%, 평일 1.7% 각각 감소했다.
  • ▲ 대구공항.ⓒ연합뉴스
    ▲ 대구공항.ⓒ연합뉴스
    설상가상 대구는 하늘길도 막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하루 2회 왕복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25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에서 국제선으로 갈아타는 승객을 위해 운항하던 대구~인천 내항기도 같은 기간 운항을 멈춘다. 아시아나항공도 하루 3회 왕복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2회로 줄이고 25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는 운항을 멈추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24~29일, 에어부산도 24일부터 대구∼제주 노선을 중단했다.

    정부는 대구의 코로나19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을 피할 수 없다며 비장한 각오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에서 확진환자의 발생 규모가 커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전국적인 확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구에서 4주 안에 상황을 안정화하기 위해 앞으로 2주간 대구에서 감기 증상을 보이는 시민 2만8000명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 ▲ '코로나19' 브리핑하는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연합뉴스
    ▲ '코로나19' 브리핑하는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