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화재
    ▲ ⓒ삼성화재
    올해 손보업계 목표는 ‘영업 확대’가 아닌 ‘생존’이 됐다. 지난달 열린 손보협회가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공통적으로 과잉경쟁·과잉수리로 인해 발생한 과도한 손해율과 사업비를 줄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빅4 손보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누적 평균 손해율은 91.7%로, 적정 손해율인 78~80%를 훌쩍 넘어섰다. 실손보험도 지난해 3분기 기준 평균 손해율이 130.9%로, 전년 대비 9.1% 상승했다. 전체 당기순이익은 2조3000억원(잠정치)으로,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삼성화재의 행보만 남다르다. 삼성화재는 유사암(갑상선암·경계성종양·제자리암·기타피부암) 진단비 가입금액을 30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1000만원 수준으로 축소한 것과 대비된다. 보험상품 특성상 상품경쟁력이 매출 상승에 직결되는 만큼, 삼성화재의 이 같은 행동은 1등 보험사의 자신감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자사 상품 경쟁력뿐 아니라 업계누적 가입한도를 높게 유지하는 것은 출혈경쟁을 부추기는 요소라는 것이다. 업계누적 가입한도는 고액의 보험금을 노리는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종류별로 누적 보험금의 가입한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현재 삼성화재의 유사암진단비 업계누적 가입한도는 7000만원으로, 타사의 평균(3000~5000만원)을 크게 웃돈다. 즉 타사의 유사암진단비 가입자라도 삼성화재의 가입이 가능해져, 삼성화재로 신계약 쏠림현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사암진단비의 경우 지난해 과열경쟁을 유발한 보험상품 중 하나다. 유사암진단비는 높은 손해율 탓에 지난 수년간 일반암진단비의 10~20%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불붙은 보험사간 경쟁으로 가입한도가 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결국 금융당국의 권고로 업계누적 가입한도까지 신설되기도 했다.

    삼성화재의 마이웨이 전략이 업계의 출혈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비판이다. 삼성화재 역시 장기적으로 이 출혈경쟁 속에서, ‘수혜’보다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회사는 고객들을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지만 과거를 되돌아볼 때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어느때 보다 중요한 시기다. 현재 삼성화재를 바라보는 우려가 기우로 그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