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비만약 '벨빅'이 퇴출된 데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에도 차질이 생기는 등 일동제약이 지난해에 이어 1분기부터 혹독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에 이어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제약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85억 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9.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74억 1000만원으로 2.8% 늘고 당기순손실은 11억 4000만원으로 전년 121억 1600만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일동제약의 지난해 전문의약품(ETC) 매출액은 2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0.7%(2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반의약품(OTC) 매출액은 1561억원으로 2.1%(33억원) 감소했다. 라니티딘 사태로 인한 큐란 퇴출의 여파와 아로나민골드의 매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9월 불거진 라니티딘 사태로 인해 연 매출 200억원을 기록했던 위장약 '큐란'이 퇴출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동제약은 4분기 75억 420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OTC 간판 제품인 아로나민골드의 매출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로나민골드의 지난해 매출은 335억 5107만원으로 전년(389억 7389만원)보다 13.9% 감소했다.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다. 벨빅 퇴출에 코로나19가 겹친 탓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4일 식욕 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로카세린 성분의 의약품에 대한 판매 중지, 회수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일동제약의 비만치료제 벨빅이 시장에서 퇴출됐다. 벨빅의 지난 2018년 원외처방액은 90억 7600만원 규모다. 큐란과 벨빅의 퇴출로 인해 일동제약은 약 300억원 규모의 매출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올 초부터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영업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일동제약은 지난달부터 영업사원 재택근무를 지시한 상태다.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줄어든 데다 영업사원의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올해 1분기 실적에 빨간 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동제약은 매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동아에스티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해 12월 다국적 제약사 GSK 컨슈머헬스케어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일동제약은 동아에스티와 지난해 1월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의 코프로모션 계약에 이어 소화성궤양 치료제 '동아가스터정'의 공동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이로써 라니티딘 사태로 인한 큐란의 매출 충격을 상쇄한다는 복안이다.
GSK와의 코프로모션으로는 내년부터 OTC 분야 연간 매출 2000억원 이상 달성을 노린다.
일동제약은 GSK의 종합감기약 '테라플루', 이비과용제 '오트리빈', 다한증 치료제 '드리클로', 치약 '센소다인' 등 9종의 코프로모션에 나서게 됐다. 해당 품목들의 지난 2018년 기준 매출액 규모는 460억원 규모로, 국내 OTC·컨슈머헬스케어 분야의 단일 코프로모션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해당 코프로모션과 관련해 일동제약은 내부적으로 연 매출액 500억원 이상을 목표치로 세운 상태다.
또한, 일동제약은 기능성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중심으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컨슈머헬스케어 부문의 매출액은 지난 2017년 132억원, 2018년 251억원에서 지난해 351억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기능성 화장품 '퍼스트랩'의 매출액이 같은 기간 41억원, 153억원, 244억원 규모로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표적항암제,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에 대한 R&D 투자 확대도 이어갈 계획이다. 일동제약의 지난 2018년 R&D 비용은 5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동제약은 적극적인 코프로모션 계약 체결로 매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