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회계처리 위반으로 '중징계' 예고KT&G 측 "충분히 해소될 것" 자신감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와 유사… 긴 공방 오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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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가 금융감독원의 회계처리 위반 판단에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징계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중징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대응 준비에 한창인 것.이에 따라 KT&G와 금감원 사이에 회계처리 기준을 둘러싼 긴 법리공방이 이뤄지리라는 전망도 나온다.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KT&G가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 보고 임원 해임, 검찰통보 등의 내용이 담긴 중징계를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금감원의 조사는 KT&G에 대한 회계감리에 나선지 2년 4개월여 만이다. 여기에서 금감원이 가장 문제 삼은 것은 KT&G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담배업체 트리삭티를 인수하는 과정이다. KT&G는 싱가포르 소재 특수목적회사(SPC) 렌졸록 지분 100%를 인수해 트릭삭티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지만 금감원은 KT&G가 구주주와의 이면계약으로 실질적 트리삭티 지배력이 없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를 KT&G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한 것이 회계기준 위반이라는 것이 금감원의 논리다.KT&G는 이에 대해 “금감원의 감리절차 진행 중에 성실히 소명해왔다”며 “향후 후속절차에서 회사의 소명으로 충분히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 KT&G는 연결재무제표의 회계처리에 대한 자율성을 주요 반박 근거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KT&G는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가 막 도임되던 2011년에 인수 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회계처리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실제 이 사건은 2018년 논란이 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하다. 금융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실질 지배력이 없어졌다며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회계처리를 바꾸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고 보고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 건은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한편, KT&G에 대한 감리 조치안은 이르면 이달 중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에 상정돼 심의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재 수위를 확정한다. 여기에서 위반 금액에 따라서는 상장폐지의 가능성도 있다. KT&G가 금감원 징계가 확정되더라도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