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 '망 이용료' 중재안 공개 예정넷플릭스 대상 23일까지 반박 입장 질의서 요청"재판상 효력 없지만… 동일 이슈 선례 작용할 듯"
  •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이용료' 갈등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중재 역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방통위는 향후 국내 ISP(통신사업자)와 CP(콘텐츠사업자) 망 이용계약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재정안 마련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오는 5월 중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이용료 갈등과 관련한 중재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방통위는 넷플릭스에 SK브로드밴드의 입장에 대해 반박 입장을 담은 질의서를 요청한 상태다. 

    방통위가 넷플릭스에 통보한 질의서 제출 기한은 지난 4일까지지만, 넷플릭스는 오는 23일까지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가 재정 검토 기간(신청일로부터 90일 이내)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5월 중 중재안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1월 방통위에 넷플릭스와 망 이용료 협상을 중재해 달라는 내용의 재정을 신청한 바 있다.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에 따른 과도한 네트워크 트래픽 발생에도 불구, 망 이용료 협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골자다.

    관련업계에선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8년 2월 40만명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해 2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국내외 CP 간 망 이용료 역차별 논란이 지속 제기되면서,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네트워크 트래픽을 감소시킬 수 있는 '오픈 커넥트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국내 ISP에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협력을 시도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현재 넷플릭스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1000여곳이 넘는 통신사에 자체 개발한 오픈 커넥트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오픈 커넥트 프로그램을 통해 통신사는 트래픽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넷플릭스는 고객들의 시청 경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윈윈'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한국 고객과 통신사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지속 모색하고 있다"며 "방통위의 중재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12월 1차 공식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방통위의 재정이 민사상 화해의 효력을 지닌 만큼 망 이용료 갈등 해소에 실질적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측은 "분쟁에 대해 조정안을 제시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재판상의 효력은 없지만, 앞서 발표한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등 정부 정책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만큼 관련업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 간 망 사용료 문제 역시 수년간 교섭 끝에 협상이 완료된 만큼 단기간 내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정부의 이 같은 행보가 누적된다면 향후 동일한 이슈에서 선례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