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몰려있는 서울 강남3구 아파트 실거래가 '급락'12.16대책 이후 대출 규제와 자금출처 조사강화 영향집값 하락 논하기는 '시기상조'
  •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홈페이지 캡처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15억원 초과 고가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12·16 부동산대책'을 발표한지 두달여가 지나면서 서울 강남권에서 수억원씩 싸게 실거래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가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권 아파트들의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금리인하 가능성과 시중에 늘어난 유동성 등으로 인해 집값하락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 전용 84㎡가 지난달 23억~23억1000만원에 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2·16대책으로 규제가 강화된이후 거래량치고는 비교적 많은 물량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만해도 24억3000만~24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불과 두달새 1억~2억원 가량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12월 최대 29억5000만원에 거래된 전용 114㎡는 지난달 24억1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최고가 대비 5억원이상 싼 가격이다. 

    마찬가지로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는 지난달 21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2월 26억8800만원에서 5억원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도 지난달말 18억5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대책전까지만 해도 같은 면적의 물건이 21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5000만원이나 가격이 빠졌다. 최근에는 17억원 초반대 매물까지 나와 있는 상황이다.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출이 막힌데다 자금출처 조사까지 강화한다고 하니 매수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매도가 급한 집주인들이 급매를 내으면서 호가가 내려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12·16대책이후 평균 아파트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강남구(-0.09%), 서초구(-0.07%), 송파구(-0.06%) 등 강남3구만 집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강남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보유세 부담 증가 등이 겹치면서 재건축 및 초고가 아파트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정으로 보는 게 맞다"며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과 시중의 유동성 때문에 하락세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앞으로 강남3구의 입주량이 많지 않은 점과 금리인하 카드도 유력시 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돼 경기침체가 지속되지 않는 한 주택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