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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박근희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가파른 성장세로 그룹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CJ대한통운 강화 차원이다. 전날 박 부회장의 ㈜CJ 등기이사와 대표직 사임도 이를 염두에 둔 사전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번 주 이사회를 개최해 정기주총 안건을 확정한다. ‘박근희 부회장 단독대표 전환’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확정 안건은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에서 의결한다.
CJ대한통운은 현재 3인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박근희 부회장과 박근태 사장이 물류부문 공동대표로 있으며, 지난 2018년 편입된 건설부문은 김춘학 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로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내 물류시장 성장과 미국·동남아에서의 성공적인 인수합병 덕분이다. ‘박근희 체제’ 도입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물류사업 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출신 박근희 부회장은 전략가이자 해외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적 판단과 해외 감각을 두루 갖춰야 하는 물류업에 적합한 인물이다. 박 부회장은 공동대표로 일하면서도 성과 위주의 굵직한 사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부회장은 이달 말 그룹 지주사 등기이사와 대표직에서는 물러난다. 2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결정한 사임이었다. 이에 대해 그룹측은 “CJ대한통운 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업계는 박 부회장의 입지 축소 등 다양한 추측을 내놨지만, 단독대표 전환으로 이 같은 분위기는 다소 수그러 들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그간 박근희 부회장은 CJ대한통운의 국내 사업을 주로 돌보는 동시에, 전 사업을 살피는 총괄책임자였다”면서 “박근태 공동대표의 경우 중국 등 해외 사업에 주로 집중해 온 걸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희 부회장은 물류·건설 등 CJ대한통운 사업 전 영역을 더 꼼꼼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박근태 공동대표의 경우 현재 CJ 중국 본사 대표를 겸하고 있어, 주총 이후 현지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 이전인 현재까지는 주총 주요 안건과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정확한 안건과 일정은 이번 주 이사회 개최 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10조4151억원을 기록해 연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6% 증가한 3072억원이었다.
가파른 성장세로 CJ대한통운은 그룹 핵심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사업은 해외물류와 택배다. 택배 사업의 경우 50%에 가까운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