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확산·4000명 이상 사망자 발생 후 대응 나서
  •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연합뉴스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전염병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pandemic)을 선포했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에서 첫 발병이 보고된 이후 불과 70여 일 동안 확진자 수가 12만명에 육박한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WHO는 늑장 대응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2주 사이 중국 외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13배 증가하고 피해국도 3배 늘었다. 현재 114개국에 11만8000여 건이 접수돼 4291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몇주 동안 우리는 환자, 사망자, 피해국의 수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팬데믹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팬데믹은 가볍게 혹은 무심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다. 그것은 잘못 사용하면 비이성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거나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국가의 공격적인 조처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데 여전히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각국에 더 많은 노력을 쏟을 것을 주문했다. 특히 한국의 조치를 모범사례로 꼽았다. 

    그는 “만일 국가가 탐지, 진단, 치료, 격리, 추적 등을 한다면 소수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집단 감염과 지역 감염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역 감염이 벌어지는 나라에서조차 코로나19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대해 이란과 이탈리아, 한국이 취한 조처에 감사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WHO의 팬데믹 선포는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가 질병과 사망을 유발하고 지속적인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우려스럽다. 팬데믹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버드 대학의 전염병학자 마크 립시치도 “내 생각에는 우리가 팬데믹 상황에 도달했다. 여러 장소에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전염병, 이것이 기본적인 쟁점이다. 나는 모든 요건이 충족된다고 생각한다”며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