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뉴욕판 가로수길’ 미트패킹 지구 오픈 예정호주 시드니 이후 두 번째GV80 등 SUV 라인업 강화로 ‘정면 승부’ 자신감
-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미국 뉴욕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다. 철학과 감성을 알리고 차량 체험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마련한다. 전 세계 시장의 중심이자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영토 확장에 고삐를 바짝 죈다는 각오다.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지구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연다. 이 같은 시설이 미국에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회사 측은 “제네시스의 가치를 여러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며 “상상 그 이상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개관 시점은 올 2분기(4~6월)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께면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이 미국 판매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공식 출시 전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미트패킹 지구는 2000년 이후 가장 ‘핫’한 명소로 꼽힌다. 이곳은 한때 250여 개의 육가공 공장이 모여 있던 지역이다. 그러나 젊은 예술가가 비싼 임대료를 피해 옮겨오면서 탈바꿈했다.뒤이어 크리스찬 루부탱 등 패션 매장과 미술관, 클럽 등이 들어서 소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같은 공간이 됐다. 셀러브리티(유명인사)와 외국인이 즐겨 찾는 장소기도 하다.‘핫 플레이스’로 유명한 미트패킹 지구는 전 세계 업체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임시 매장(팝업 스토어)과 주요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삼성전자는 2016년 2월 마케팅 전시관 ‘삼성 837센터’ 문을 열고 체험 공간과 재즈공연 등으로 삼성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현대차는 명품 매장이 밀집한 거리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내고 고급 이미지를 빨리 쌓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고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즐기고 쉬어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낼 전망이다.현대차는 현재 서울 강남과 경기 하남, 호주 시드니 등 세 곳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시드니의 경우 2018년 기준 전체 판매량(110만대) 중 10.3%(11만3997대)가 고급차다. 첫 번째 해외 쇼룸 장소로 최종 낙점된 이유다.올해는 뉴욕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여는 만큼 미국 고급차 시장 공략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 승기를 잡아야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SUV 라인업 강화로 ‘정면 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자신감 역시 깔려 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미국 시장에서 5만4600대(제네시스 포함)를 팔았다. 지난해 동월보다 15.8%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2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이었다. 투싼(9594대), 싼타페(7152대), 코나(7092대), 팰리세이드(6967대) 등이 선전했다.현대차는 올해 중형 SUV인 제네시스 GV70을 추가로 내놓는다. 이와 함께 중국과 유럽 시장 진출 전략을 검토하기로 했다. 제네시스의 연 판매 목표는 11만6000대로 잡았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세단 위주 라인업에 고전했다”면서 “올해 SUV 라인업 다변화로 시장 흐름에 올라탔다고 판단,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