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손소독제 관련 매출 3000% 성장화성·인도네시아 공장 풀가동화장품·패션업체까지 손소독제 시장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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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손소독제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손소독제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하는 코스맥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와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뜻밖의 구원투수가 등장한 셈이다.
◇ 손소독제 매출 3000% 급증
손소독제 매출 증가는 코스맥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손소독제 관련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 대비 3000% 정도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손소독제의 공급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화성공장과 인도네시아공장에서 손소독제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 중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공장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지만 국내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의 해외 수요가 크게 늘었다"라면서 "생산 라인 확대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맥스의 손소독제의 성장 배경에는 기존 제약회사 및 브랜드(오프라인) 고객사를 비롯해 온라인 전용 화장품 고객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맥스는 올해 초 마케팅·R&D·생산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온라인 전용 인디(Indie) 브랜드들을 지원하기 위한 올어라운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규 고객사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그룹 홈페이지의 비즈니스 상담 기능을 강화해 어디서나 상담 문의가 가능하도록 창구를 단일화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최소주문수량(MOQ)를 크게 낮춰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쉽도록 생산 유연성을 높였다. 이 결과 최근 신규 고객사 등록 건수가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현재 코스맥스의 온라인 전담 고객사는 약 100여 개 사로 매출은 70% 상승했다.
코스맥스는 코로나19로 기인한 만큼 이 사태가 잦아질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코스맥스는 코로나19로 현지서 화장품 원료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장 가동률이 절반에도 못미쳤다. 지난달 마지막 주는 이전 대비 70% 수준까지 가동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손소독제처럼 국내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을 발굴해 매출 급감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감소됐고 코로나19 이슈 영향으로 매출이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았다"면서도 "손세정제 수주가 국내 매출의 약 10% 수준까지 기여했다"고 밝혔다. -
◇ 손소독제는 블루오션 시장?
코스맥스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손소독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패션·화장품업계가 손소독제 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실적이 악화되자 성장성이 높은 신(新)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손소독제를 선보인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달 첫 주 평균 판매량이 확산 전 3개월 일 평균보다 42배 증가했다. 매장과 고객상담실을 통해 제품 입고 문의가 이어져 긴급 추가 생산에 나서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는 24일 열리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기타 식료품 제조업, 기타 화학제품 제조업, 손세정제 등 의외약품 제조·판매업을 추가하는 안건도 올렸다. 미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목적 추가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좋은사람들은 신규사업 추진을 통한 매출 증대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해 손소독제를 OEM 방식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좋은사람들은 더말코리아, 대경제약과 협력해 손소독제 공급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말코리아는 마스크팩 전문 기업으로 OEM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대경제약은 수술용 손소독제 제조 분야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의 손소독제 시장은 2018년부터 8.7%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역시 코로나19뿐 아니라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 등의 영향으로 개인 위생의 중요성이 더욱 중시되면서 손소독제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