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주총서 구현모 사장 새 대표로 선임KT민주동지회 기자회견… "구현모 대표 선임 반대"참석 주주 '눈살'… "기업가치 오히려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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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사장은 황창규 전 회장이 저지른 적폐를 청산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구현모 호(號)' 공식 출범을 알리는 KT 정기 주주총회가 KT민주동지회의 돌발 기자회견 등 올해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예년과 달리 고성과 몸싸움 등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구현모 신임 대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황창규 전 회장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및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KT는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 구현모 KT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건을 의결했다. 황창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KT 수장에 오른 구 신임 대표는 오는 2023년 3월까지 KT를 이끌게 된다.다만 이날 10여명의 KT민주동지회 관계자들은 오전 8시 20분경 주주총회장 입구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 대표 선임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감염 등을 우려한 듯 큰 소란은 없었지만, 이들은 구현모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반발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KT민주동지회는 "오늘은 검찰에 송치된 구현모 사장이 KT의 새로운 대표가 되는 날"이라며 "역사상 KT에서 범죄 혐의를 받는 인물이 대표가 된 적은 없었으며 참으로 비참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이는 주주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결국 구현모 사장이 대표에 선임될 확률이 높지만, 정도경영할 수 있도록 엄정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들은 6년 만에 퇴임하는 황 전 회장에 대해서도 강한 처벌을 촉구했다.KT민주동지회는 "황창규 전 회장은 불법행위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에도 불구하고 명예로운 퇴진을 앞두고 있다. 사법처리를 앞둔 인물이 6년 간 회장직을 유지한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며 "구현모 사장은 황창규 회장이 저지를 적폐를 청산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우리는 검찰이 황창규 전 회장을 구속 기소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같은 소란은 주주총회 진행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주주자격을 갖춘 일부 노조 관계자들은 구 사장의 대표 선임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내며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이들은 "구현모 사장은 황창규 전 회장의 오른팔로 핵심 요직을 거쳤다"며 "이는 KT 불법행위가 광범위하게 자행된 시기로 차기 대표에 오른다면 얼마나 많은 범죄를 노골적으로 저지를 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반면 현장에 참석한 다수의 주주들은 구 대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노조 관계자들의 행동에 대해선 적대감을 내비쳤다.한 주주는 "매년 주주총회에서 똑같은 소란이 발생해 놀랍지도 않지만, 아직까지 관련 혐의에 대한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의 소란은 오히려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구 대표의 경우 12년 만의 내부 출신 CEO인 만큼 주주들 사이에서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구 대표는 "취임 전부터 그만두라는 소리를 듣는 대표는 제가 처음인 것 같다"면서도 "모든 주주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피력했다.이날 부의된 ▲정관 일부 변경 ▲대표이사 선임 ▲제38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8개 안건은 원안대로 처리됐다. 2019 회계연도 배당금은 주당 1100원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4월 22일부터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