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양측 협의'로 변경인수 무산설 다시 고개HDC "차질 없다"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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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기한 연기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 환경이 극도로 악화돼 HDC 측이 느끼는 부담이 상당해 보인다. 당초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써냈던 인수금 2조5000억원이 현재로서는 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7일로 예정됐던 자금납입일을 연기했다. 아시아나는 지난 27일 "납입일을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달 7일로 계획된 아시아나의 1조46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일정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 양측은 거래지연의 이유로 중국 등 코로나19로 인한 해외결합심사 지연을 꼽지만, 시장은 거래조건 재협상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HDC와 아시아나항공은 유증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했다. HDC가 아시아나에 1조4700억원을 유상증자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가진 차입금 1조1700억원을 상환하는 방식이었다. 일정 지연으로 산은과 수은도 납기 연기와 추가 지원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HDC 측은 모든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HDC 관계자는 “모든 절차가 정상 진행 중이며, 당초 유상증자는 4월 말까지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측도 1·2차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던 유증 일정을 한날 진행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딜 자체가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31일 종가 기준 주당 3370원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해 11월 12일 6580원의 절반 수준이다.

    7500억원 대 수준인 아시아나 시가총액은 HDC 측이 써낸 2조5000억원의 4분의 1을 조금 넘어선다. 인수 성공 후 자금난에 시달리는 ‘승자의 저주’가 계속해 언급되는 이유다. 시장의 우려가 꾸준했던 만큼 HDC 측이 딜 조건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짙다.

    산은·수은의 추가 지원 가능성도 전망된다. 항공업 자체가 어려운 데다, 이번 딜 무산 시 또 다른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거래조건 재협상을 비롯해 납기 연장, HDC로의 신용·자금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