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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에도 올해 첫 강남 재건축 분양단지가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이달에만 전국에서 5만여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쏟아진다.
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4차를 재건축하는 '르엘 신반포'는 1순위 청약결과, 일반분양 67가구 모집에 8358명이 신청해 평균 12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올해 강남 재건축으로는 첫 분양이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다. 특히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의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했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델하우스조차 열지 못해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대책 이전 청약경쟁률과 비교해 봐도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11월 분양된 롯데건설의 또다른 단지인 '르엘 대치'와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각각 215.3대 1, 82.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강남 재건축뿐 아니라 지방 청약시장도 일부 단지는 흥행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전남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 2차'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232가구 모집에 총 1만2783명이 신청해 평균 55.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는 순천시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이다.
지난달 25일 청약접수한 전남 순천의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도 평균 경쟁률 22.3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특히 평균 당첨가점이 55점으로 수도권 인기 단지에 못지 않았다. 일부 주택형의 경우엔 최고 당첨가점이 77점에 달했다. 지난해 7월 분양됐던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 1차'의 평균 가점이 37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새 아파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실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 들어서도 청약자수가 크게 늘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청약시스템이 이관된 후 2~3월 분양된 전국 31곳 단지 중 19곳이 1순위 청약 마감했고 1순위 청약자 수는 49만4322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8만7586명)대비 163% 늘었다.
새 아파트 인기가 지속되면서 이달에만 전국에서 5만여가구가 넘는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4월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물량은 5만2079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8103가구(273%)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도권에서 서울 1만2709가구를 포함한 3만7665가구가 공급돼, 전체 분양물량의 72%에 이른다.
업계 한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진입하면서 일단 분양이라도 받아둬야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세 대비 저렴하게 주택을 살 수 있는 청약시장으로의 쏠림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