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75% 동결회사채·기업어음 시장 불안 여전"특수목적기구(SPV) 통한 매입 추가 검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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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금리 인하' 후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가 오는 9일 열린다. 현재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은에서 회사채 매입 정책을 시행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인 0.75%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달 임시 금통위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 등 굵직한 경제 부양 정책에 나선 만큼, 일단 시장에 미치는 효과와 흐름을 지켜보기 위함이다. 

    하지만 여전히 추가 인하 가능성도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대유행) 현상으로 번진 만큼, 향후 국내 경제·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올해 내 추가적인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0.75%의 기준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추가 인하 여력은 제한적이나, 2008년에 임시 금통위 후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된 전례가 있는 바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신용확대와 같이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추가 조치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려 있다. 현재 회사채·기업어음(CP) 등 금융시장이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91일 만기 CP금리가 거래일 13일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0.04%p 하락했으나, 업계에서는 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회사채·CP의 수급여건이 계속 불안해진다면, 한은이 직접 나서서 해당 증권을 매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 또한 신용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대출 담보증권의 범위에 회사채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과거 은행 이외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을 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 때가 유일하다. 

    하지만 채권시장안정펀드와 RP 무제한 매입 프로그램이 지난주에 본격 시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금통위에서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사태로 신용경색 우려가 커질 경우다. 이 경우라면 한은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같이 시장안정을 위해 긴급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현재 미 연준은 회사채매입기구(PMCCF·SMCCF)와 CP매입기구(CPFF) 등 총 5개의 긴급 유동성 공급기구를 만들었다. 또한  미 의회에서 보증 재원 4540억달러 마련을 의결해, 기업 부문 등에 최대 4조달러를 추가로 대출한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발 충격이 계속된다면 미 연준과 같이 한은도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해 회사채나 CP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가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