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전 나온 무담보 특별융자, 여행사 5%만 신청코로나19 장기화 국면 "대출 해결책 아냐"이르면 내주 '문체부-업계' 만남 가능성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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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위기에 몰린 여행업계가 매출이 제로 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책을 외면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국면이 고려되지 않은 지원책만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여행사가 192곳이다. 하루 평균 여행사 2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하늘길이 닫히면서 패키지 여행사의 매출은 사실상 제로 상태다. 예약이 모두 취소되고 있고 신규 예약이 끊긴 상황이어서 여행사들은 현재 보유한 현금만으로 버티고 있다. 언제 다시 매출이 발생할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소규모 여행사의 경우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이 가운데 정부가 관광업계를 지원하겠다는 지원책을 내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무담보 특별융자에는 1105개 여행사가 신청서를 냈다.문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월말부터 이달 10일까지 829억원(1421건)의 신청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379억원(702건)이 집행돼, 금액 기준 집행률은 45.7%로 집계됐다.무담보 특별융자의 경우 주로 여행업체들이 혜택을 받았다. 전체 집행 건 중 건수로는 82.2%, 금액으로는 77.4%가 여행업계에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하지만 이 무담보 특별융자에 신청한 1105개 여행사는 국내 여행사가 2만개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5%에 불과한 수치다. 95%의 여행사들은 지원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업계 사이에서는 문체부의 이번 긴급 지원은 처음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났다. 코로나 초기부터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않은 똑같은 지원책을 고수해온 것이다.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이고, 초기와 달리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져 여행상품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대출 지원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대출을 받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언제 다시 매출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빚을 더 떠안겠느냐"고 호소했다.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무담보라고 해도 대출 실행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여행사들의 상황을 해결해줄만큼 충분한 자금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현재 상황을 반영한 코로나19 지원 대책이 다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업계 사이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문체부와 여행업체 관계자들이 만나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간담회가 진행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
관련업계 관계자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과 여행업계의 간담회가 다음주 쯤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듣고 이를 반영한 정부 지원대책이 나와 업계가 이 고비를 잘 넘기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한복 매장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한복업계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