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쉬었음’ 인구 상당수 잠재적 실업자취업 멈춘 20대…고용쇼크 가능성 우려
  • '코로나19'로 고용 쇼크가 현실화된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237만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20대층에서 이 같은 인구가 급증하며 40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36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36만6000명 증가했다. 18% 넘는 증가세를 나타낸 셈이다.

    이 같은 '쉬었음' 인구와 증가폭은 모두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지만 병원 치료나 육아, 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막연히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지만 향후 실업 상태로 전락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이 '쉬었음'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들 중 상당수를 잠재적 실업자로 봐야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20대에서 지난달 '쉬었음' 인구가 가장 많이 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41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 가까이 늘었다. 거의 11만 명의 쉬었음 인구가 1년 만에 늘어난 셈이다. 20대 쉬었음 인구가 40만 명을 넘어선 것도, 증가폭이 10만 명을 넘어선 것도 지난달이 모두 처음이라 충격이 더 컸다.

    20대 외에는 40대와 50대, 60대 순으로 증가율이 컸다. 40대는 29%, 50대는 16%, 60세 이상은 11% 쉬었음 인구가 늘었다.

    통상 쉬었음 인구는 정년퇴직이나 은퇴 등으로 경제활동을 마무리하는 연령대에서 큰 비중을 나타냈다. 그러다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쇼크가 발생하며 20대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에 비하면 60대 이상 쉬었음 인구 비중은 소폭 줄었지만 그만큼 20대 비중은 커졌다.

    지난달에는 구직 단념자도 최근 13개월 내 최대치를 나타냈다. 3월 구직 단념자는 1년 전보다 4만4000명 늘어 58만2000명을 기록했고 이는 지난해 2월(58만3000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구직 단념자는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고 최근 1년 이내 구직활동을 한 경험이 있지만 노동시장 환경 등 비자발적 이유로 지난 4주 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그만큼 취업이 어려운 상황임을 나타낸다.

    감소세를 이어오던 구직 단념자수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가지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던 구직 단념자수는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쉬었음 인구가 급증해 역대 최대치를 나타낸 동시에 구직 단념자도 증가세로 전환된 것을 두고 '고용시장 예후가 어둡다'는 징후로 보고 있다. 고용 사정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최근 넘어온 이들이 경제활동인구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