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마트·데상트 영업익 각각 12%·78% ↓배당금·로열티 감소까지불매운동 지속·코로나19로 회복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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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패션 브랜드들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포츠 의류업체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6156억원으로 전년대비 15%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가량 급감했다.
데상트코리아는 데상트·르꼬끄스포츠티브·먼싱웨어·엄브로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지분 100%를 일본 데상트가 보유하고 있다. 국내 진출 후 2018년까지 16년 연속 성장했으나 반일 운동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데상트는 한때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어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3~4위자리를 차지했지만 불매운동 여파로 순위밖으로 밀렸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신발 편집숍 시장을 리딩하는 ABC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5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다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보다 12% 감소했다.
ABC마트는 1990년 일본 도쿄에서 시작한 신발 편집숍이다. 2002년 서울 압구정에 1호점을 내고 사업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매장 254곳을 두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며, 업계 점유율은 60%에 육박했다.
국내 진출 초창기에는 한국인 대표이사를 비롯해 한국계 지분이 49%였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 일본 ABC마트 측에서 해당 지분을 모두 양수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대표적인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의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매출은 1조3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94억원으로 전년보다 14.9%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은 배당금, 로열티(상표사용료)등 줄이기도 했다. 데상트코리아는 2018년 일본에 250억원을 배당했지만 지난해에는 보내지 않았다. ABC마트코리아는 2018년에 이어 지난해 실시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로열티도 82억원에서 8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말 올린 감사 보고서에서 2019년 3~8월(2018년 하반기 회계연도) 실적을 기준으로 한 기말 배당금을 0원으로 책정했다. 2011년 배당을 시작한 후 기말배당을 하지 않은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업계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해가 바뀐 현재도 회복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 두 기간을 대상으로 유니클로, 데상트, ABC마트에 대한 빅데이터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결과 긍정률이 1년 사이 크게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니클로는 지난해 1분기 정보량이 3만5067건이었으나 올 1분기에는 1만7147건으로 2만882건 59.55% 줄었다. 데상트는 지난해 1분기 1만9456건에서 올 1분기 8744건으로 1만712건 55.06%, ABC마트는 6697건에서 4010건으로 2687건 40.12% 줄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9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서도 열기는 전혀 식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한일간 출구전략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방사능 문제와 어우러지면서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시기가 다가올수록 참가 여부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 부진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재고를 대규모 할인으로 내놓는 중이지만 시장상황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제품도 품질 경쟁력이 높고, 일본산 외에도 대체할 수 있는 타 브랜드들이 많다"라며 "불매운동이 진정되더라도 위상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