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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주택시장가격을 이끌었던 '대대광(대전·대구·광주)'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우한폐렴) 직격탄을 맞은 대구를 시작으로 광주·대전까지 집값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다.
대구 부동산시장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2월18일 이후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지역 아파트매매가격은 3월 첫째주 -0.03%를 기록, 약 5개월(25주)만에 하향조정 됐다. 급등세가 꺾인 대구 부동산시장은 좀처럼 반등기회를 잡지 못하고 8주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이 기간 누적된 마이너스 변동률만 0.35%에 달했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2월18일부터 4월24일 오후1시까지 매매된 아파트 실거래건수는 67일간 총 3967건으로, 코로나19 발생 67일 전인 7449건과 비교하면 46.7%나 급감했다.
코로나19는 '대구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교육1번지 수성구 집값마저 무너뜨렸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래미안수성' 전용 146㎡ 최근 2년간 실거래현황을 보면 △9억8000만원(2018년 5월) △10억7500만원(2018년 9월) △11억원(2019년 12월)으로 약 1년6개월만에 1억2000만원 올랐지만, 코로나19 발생 후 9억9800만원(2020년 3월)에 매매되며 2년 전으로 다시 회귀했다.
수성구 수성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들어 매수문의가 확연히 줄었다"며 "시세보다 싼 급매물도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승과 보합을 유지해 오던 광주지역 아파트매매가격도 3월 다섯째주를 기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약 4개월(26주)만에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매매가격 변동률은 △-0.01%(3월30일) △-0.01%(4월6일) △-0.03%(4월13일) △-0.02%(4월20일)로, 4주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광주지역 경우 추가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최신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수도권도 물론 힘들지만 지방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경기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광주지역은 신규아파트 공급과잉 논란이 있어 수요가 많지 않은 동네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대광 중에선 대전이 그나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상승폭이 많이 둔화됐다. 대구가 하락전환한 3월 첫째주 대전은 전주대비 0.41% 올랐지만 4월 셋째주 0.11% 오르는데 그쳤다.
월별 누적 상승률을 살펴보면 △1월 1.58% △2월 1.76% △3월 1.84%이었던 것에서 4월 현재 0.34%로 뚝 떨어졌다.
대대광 이상징후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복 보다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방 부동산시장이 몇 년간 침체됐던 것에 반해 대대광지역은 별다른 이슈 없이 5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지속적인 상승세는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대대광은 현재 저금리와 유동자금으로 부동산시장이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며 "외지투자인들이 규제사각지대에 놓인 대안투자처를 찾아 이동한다면 추가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는 대대광 부동산시장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