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 규모 지분 맞교환, 6개월 넘었지만… 차별화 서비스는 아직경쟁사 KT는 카카오페이 도입 불구 통신요금 납부, 오직 'SK페이'만'카카오내비'도 LGU+ 탑재… '결과물 도출' 고객 기다림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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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지분 맞교환을 통해 '시너지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가동한 지 6개월여가 지났다. 그럼에도 아직 가시화된 차별화 서비스는 물론, 간단한 연동 서비스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협의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자회사인 11번가의 간편결제 서비스 SK페이로도 통신 요금을 자동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에서 SK페이 앱을 설치하고 서비스 가입 후 자동납부를 신청하면 된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자회사의 간편결제 플랫폼에만 자동납부 기회를 제공해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카카오와 지분 맞교환을 통해 대규모 협력을 다짐했음에도 불구, 카카오페이로의 결제 지원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경쟁사인 KT는 이미 카카오페이로의 통신요금 자동납부 도입을 마친 상황이다.

    SK텔레콤 측은 상반기 안에 SK페이 외 카카오페이, 페이코, 핀크, 네이버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서비스와 제휴, 핀테크 자동납부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애초에 카카오페이 미도입을 놓고 협의체 실효성에 의문이다.

    앞서 이 같은 목소리는 LG유플러스가 카카오모빌리티와 'U+카카오내비'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SK텔레콤-카카오'간 지분 맞교환 당시 'SK텔레콤 T맵을 올라탄 카카오 택시·내비' 가능성이 크게 대두됐었던 터라 'U+카카오내비' 출시는 업계의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실제 올해 들어 양사 수장들에게 협업 구체화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2019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설립된 양사의 시너지 협의체가 3개월 넘게 통신, 커머스, 컨텐츠, 모빌리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긴밀한 사업적 협력을 진행 중"이라며 "이 가운데 커머스 부문의 협력이 가장 빠르게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역시 'AI 초협력'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0년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빅스비·지니·누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모두 작고 이 데이터를 모아서 스케일이 커지면 (AI 기술) 수준이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며 "카카오와 높은 단계에서 이야기 중"이라고 말했다.

    CEO들의 이 같은 발표에도 소비자들은 반년이 지나도록 아무 소식이 없는 협의체에 기다림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 한 고객은 "3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해놓고도 차별화된 서비스는 커녕, 단순한 서비스 연계가 경쟁사 보다 늦은 모습"이라며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 카카오페이 기반 자동납부 도입을 기대했었는데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본인들의 기존 사업들을 영위하며 시너지를 만들어 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고객들 입장에선 카카오와 경쟁사간 잇따른 협업 소식에 '시너지' 서비스들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모양새"라며 "상반기 내 양사의 차별화된 시너지 창출 방안이 구체화될 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지속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협의체 대표 역할을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