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효과 힘입어 1분기 흑자전환조명·HDI 사업 정리 등 사업효율화 전략 적중차별화 제품 전략 통해 시장 대응 지속
  • ▲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LG이노텍
    ▲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LG이노텍
    LG이노텍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익 중심 사업'을 통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 1분기 매출 2조109억원, 영업이익 13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6.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LG이노텍의 핵심 사업인 카메라모듈이 전사 실적을 이끌었다. 광학솔루션 부문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0% 증가한 1조3343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멀티플 카메라모듈과 3D센싱모듈 등 고성능·고품질 부품의 판매가 늘어난 덕이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에도 체계적인 생산 관리를 통해 수요 증가에 안정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2월 카메라모듈 등에 2821억원에 달하는 시설 투자를 결정하고 광학솔루션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경쟁력 강화와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함이다. 지난 2월에도 광학솔루션 사업의 신규시설투자를 위해 4798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신규 시설투자는 트리플 카메라 분야에 집중됐다. 글로벌 전략거래선인 애플사가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 신모델에 트리플 카메라를 채택함에 따라 선제적인 시설 투자로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LG이노텍 수장을 맡고 있는 정철동 사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2018년 말 LG이노텍 대표이사에 오른 정 사장은 "주력 사업의 시장지위는 더욱 견고히 하는 한편 5G,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신성장 분야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적극 찾아 나가자"며 "비수익 사업은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 신속히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LG이노텍은 주력사업 및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은 과감히 재편하면서 지난해 체질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0월부터 LED 사업장 생산직과 기술직 등 현장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사실상 조명용 LED 시장에서는 손을 떼면서 전장용 LED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점유율이 1%대로 떨어진 스마트폰용 기판(HDI) 사업도 과감히 철수했다. HDI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과 회로를 모아놓은 메인 기판으로, LG이노텍은 2000년대 초반 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중국 및 대만 업체의 저가 공세와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판매량 감소로 하락세에 빠졌다. 관련 자원은 반도체기판 사업으로 전환했다.

    2015년부터 유통 분야 사물인터넷 시장의 하나로 육성해 온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도 에이텍티엔에 넘겼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이 전략 고객 플래그십 수요 견조, 트리플 카메라의 우호적인 공급 여건 지속, 신규 보급형 모델향 카메라모듈 조기 출하 등에 힘입어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이끌었다"며 "기판소재도 반도체 기판과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Tape Substrate)의 호조가 이어졌고, HDI 효율화 성과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은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 1분기 부채비율도 151%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p 개선됐으며 순차입금 비중도 21%p 감소한 51%를 기록하는 등 체질개선에 속도를 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5G용 반도체 기판과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등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차별화 제품의 판매가 늘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며 "특히 광학솔루션 사업은 체계적인 생산 관리를 통해 수요 증가에 안정적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