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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으로 인해 아파트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보유세 급등에 따른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절벽'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7% 떨어졌다. 지난주 -0.05%보다 하락폭이 확대된 것은 물론 5주 연속 하락세다.
특히 강남 11개구는 지난주 0.08%보다 커진 0.11% 하락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구(-0.29%), 서초구(-0.27%), 송파구(-0.17) 등 강남3구 모두 하락폭이 커졌다.
감정원 관계자는 "4·15 총선 결과에 따른 안정화 정책 예상으로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 등으로 관망세 깊어지는 가운데 재건축 단지와 고가단지 위주의 급매물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 대표 재건축 추진 아파트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은 최근 17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달만해도 19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니 한달새 2억원이상 하락한 셈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도 19억원대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 12월 실거래가 24억3000만원보다 약 5억원이 떨어진 가격이다.
강북 14개구도 0.02% 하락해 3주 연속 내림세다. 마포(-0.06%)·용산(-0.05%)·성동구(-0.02%)는 관망세로 매물이 적체되며 주요 선도단지에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0.02%) 역시 지난주 보합에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그로 인한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실계약 기준)는 현재까지 4393건에 그쳤다. 이는 2월 계약분(8283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실거래 신고기간이 계약후 30일로 단축됐기 때문에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주목할만한 점은 '12·16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2월까지만 해도 거래가 많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도 3월 들어서는 계약 건수가 40∼45% 이상 줄었다.
지난 2월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한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량도 '반토막'이 났다. 경기부동산포털 집계를 보면 현재 3월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1만6486건으로, 지난 2월(3만1942건)보다 49% 감소했다.특히 풍선효과가 극심했던 '수용성(수원·용인·성남시)'을 비롯해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된 의왕·안양시의 거래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집값 하락세가 서울 강남에서 수도권 전체로 확장되는 모습"이라면서 "과거 경기침체 국면에서 집값 하락세가 상당 기간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