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지원받아 유동성 숨통3조 자구노력 합격점어색한 신재생에너지와 가스터빈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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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중공업이 8000억원을 추가로 지원 받으면서 5월 도래하는 BW 상환을 막게 됐다. 잇따른 유동성 공급으로 숨통은 틔었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 연내 갚아야 할 차입금이 4조2000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정부로부터 총 2조4000억원을 지원 받으며 유동성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29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의 한도 대출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달 초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기 상환에 사용될 자금이다.

    이에 따라 앞서 1조원의 한도대출과 6000억원의 외화채권 대출전환에 이어 이번에 8000억원을 추가로 받아 총 2조4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 받게 됐다.

    현재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두산 실사를 진행 중이며, 이달 중으로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두산그룹도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 자구노력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채권단이 이를 수용하면서 8000억원 추가 지원도 이뤄지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추진 및 제반 비용 축소를 위한 고강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 역시 두산중공업의 모회사로서 두산중공업의 자구노력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며, 이를 위해 자산매각 및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추진할 계획이다.

    자산매각의 대상으로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이 가장 유력하며, 추가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3조원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력 계열사 매각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정원 회장 등 두산그룹 대주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로 두산중공업에 대한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배당 및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하기로 했다. 대주주는 앞서 지난 3월 말 긴급운영자금 요청 시 채권단에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산중공업이 경쟁력을 갖췄는지가 관건이다. 이런 지원을 받았음에도 회생이 불가능할 경우 두산그룹 전체가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단된 신한울 3,4호기만 재개되도 2조5000억의 매출을 올릴 수 있어 국책은행 지원 보다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원전 운운'은 금기어가 됐다.


    ◇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개발

    두산중공업은 일단 원전은 뒤로한 채 변화하는 발전시장 환경 속에서 가스터빈 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사업을 재편 및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 미래형 고부가가치 사업인 두 사업을 주축으로 ‘Power Solution Provider’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 동안 전량 수입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표로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21개 국내 대학, 4개의 정부 출연연구소, 13개의 중견·중소기업과 함께 산·학·연 협력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 고효율 가스터빈이다.

    미국의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전 세계적으로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총 432GW의 가스발전이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연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는 주요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 해상풍력 등 차별화된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이목 집중

    두산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발전 실적을 보유한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3MW급 풍력발전기 모델 WinDS3000TM 10기를 2017년 완공한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 공급했다. 서남해해상풍력(60MW) 등 참여해 현재까지 총 236.5MW(78기, 2019년 12월 기준)에 이르는 공급 실적을 보유 중이다.
     
    또 두산중공업은 풍력시장 니즈에 발맞춰 풍력발전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7년 현대일렉트릭으로부터 5.5MW 해상풍력발전 기술을 인수했다. 해당 모델의 시제품과 설계자료, 지식재산권 일체를 인수하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은 2018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국책과제로 추진하는 ‘8MW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개발’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2022년 상용화 목표로 모델 설계 및 제작, 실증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1월 해상풍력 발전소 설치 시 주변의 해안이나 섬 지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발주법(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해는 국내 해상풍력 사업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EPC사업 등을 추진하고 수소 생산 및 액화 등 수소산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다양한 수소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4월 창원시와 손잡고 '수소액화 및 저장장치 개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영하 253도의 극저온에서 액체로 바뀌는 수소 성질을 이용해 수소를 액화 및 저장하는 국내 첫 수소액화플랜트이다.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 3단계로 구성된 '수소밸류체인' 가운데 저장·운송사업에 속한다. 이 플랜트는 하루 0.5톤의 액화수소 생산을 목표로 준공될 예정이며, 여기에서 생산되는 액화수소는 수소충전소 등 수요처로 공급될 전망이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들어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
     
    두산중공업은 수소충전소 주요 설비인 고압저장탱크와 열교환기 등의 개발을 완료하고 수소충전소 4곳에 열교환기를 공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