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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이색 물류 리포트’를 내놨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자사 택배 데이터를 활용한 소비 트랜드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은 이 기간 25억5000만 상자의 택배를 날랐다. 당시 국내 전체 물동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CJ대한통운은 빅데이터 기반 ‘일상생활 리포트’를 최근 발간했다. 자료는 6일 현재 CJ대한통운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의 시장 점유율은 약 47%로 집계됐다. 큰 차이로 2~3위권 업체를 앞서고 있어 전반적인 업계 트랜드를 읽기 좋다.
주요 소비 키워드로는 BTS(방탄소년단)가 꼽혔다. CJ대한통운은 BTS에 ‘물류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BTS가 새 앨범을 내거나 굿즈(팬 용품)를 출시하면 관련 물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멤버가 입고 나왔던 옷이 화제가 되면 해당 브랜드의 물동량이 많아지는 등 타 산업 이슈도 파악할 수 있다.
2019년 12월에는 비타민 제품 ‘레모나’ 물량이 급증했다. 직전 달과 비교해 온라인 주문량이 약 2.9배(190%) 늘었다. 원인은 BTS 멤버 얼굴이 새겨진 특별 패키지 판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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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앨범 출시일과 콘서트 일정이 가까워 지면 생필품보다 관련 물량 배송이 더 많다. 팬클럽 굿즈가 출시된 지난해 11월에는 BTS 물량이 칫솔·치약 배송 수의 4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BTS 관련 물량은 전년과 비교해 약 4.21배(321%) 증가했다. 11월 팬클럽 공식 굿즈, 그다음 12월엔 달력 등이 담긴 ‘2020 시즌스 그리팅’이 바짝 팔린 결과다. 멤버가 착용했던 액세서리 브랜드 배송량도 전년 대비 약 36% 늘었다.
영화 기생충과 ‘짜파구리’도 주요 키워드로 뽑혔다. 지난해 5월 기생충 개봉 후 영화 속 짜파구리가 인기를 얻자 관련 물량도 증가세를 보였다. 짜파구리는 짜장라면과 너구리 두 제품을 섞어 만든 퓨전 라면이다.
짜파게티 월평균 물량은 기생충 개봉 전과 비교해 약 3배(207%) 증가했다. 너구리의 경우 4.9배(39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라면 전체물량 중 두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8%에서 개봉 후 19%로 2배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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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도 주요 이슈로 분석됐다. 감염병 유행 이후인 2020년 2월 마스크 배송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0배(109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손세정제, 알코올 솜, 체온계 등 유사 제품군의 온라인 주문도 함께 뛰었다.
라면, 가정간편식 등의 온라인 주문도 늘었다. 지난 2월 라면은 전달 대비 47%, 간편조리식은 31%, 생수는 51%씩 배송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외식과 마트 쇼핑을 온라인으로 대체한 소비자가 늘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10여 년 전만 해도 택배는 전달자와 수취자 간 배송 수단으로만 인식됐지만 소비자 선호도를 읽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업종으로 변화했다”면서 “택배 빅데이터는 패션·식품 등 전 산업 마케팅·판매 전략에도 활용 가능한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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