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판매 1만대 돌파울산공장서 전량 생산, 안정적 생산벤츠·BMW 장기간 셧다운, 국내 공급차질
  • ▲ 제네시스 더 올 뉴 G80ⓒ현대자동차
    ▲ 제네시스 더 올 뉴 G80ⓒ현대자동차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연초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내수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현대차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글로벌 완성차가 장기간 셧다운을 이어가는 반면 현대차는 국내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츠, BMW 등 해외 업체들의 가동 중단 여파는 자칫 한국향 물량 부족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제네시스 G80, GV80 등 최근 수입차에 버금가는 프리미엄 차량을 선보인 현대차가 안방 재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총 15만907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6.9% 감소한 수치다.

    4월 판매 실적은 해외 물량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내수는 전년 대비 0.5% 줄며 선방했지만, 62.5%가 줄어든 해외 타격이 너무 컸다.

    해외에선 아직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지 못하면서 해외판매는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극복에 나선 회사는 올 한해 내수 시장 확대 전략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덩달아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가 호조를 띄고 있다.

    1월 3000대에 불과했던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은 4월 들어 1만217대까지 급증했다. 석달새 무려 3배 이상 늘은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제네시스 첫 SUV GV80과 신형 G80 판매 확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이같은 기세를 몰아 앞으로도 국내 고급차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수입차 브랜드가 대부분 차지했던 프리미엄 시장은 제네시스 신차 출시로 그 무게추가 서서히 현대차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수입차 브랜드가 공장 셧다운 여파로 물량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 현대차의 고급차 시장 공략은 더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국내 울산공장에서 제네시스 전 라인업을 생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 부족으로 공장이 일시 중단되는 시기가 있었지만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차량을 생산해 왔다.

    그에 반해 벤츠, BMW 등 수입차 브랜드들은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한 달 이상 공장이 셧다운되는 사태를 겪었다. 지금 당장은 재고분이 있어 국내 판매에서 큰 문제가 되진 않지만, 향후에는 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고급차 시장 공략이 국내 고객들에게 통하는 것은 수입차 못지않은 품질력을 갖춘 신차를 내놨기 때문이다.

    올 1월 출시한 GV80은 출시 첫날에만 1만5000대의 판매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 계약은 약 3만대에 달한다.

    지난 3월 30일 출시한 신형 G80 또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출시 첫날에 역대 기록인 2만2000대를 달성한데 이어 현재 계약 물량은 3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판매목표치인 3만3000대의 90%를 넘어서며 일각에선 올 연말까지 5만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GV80의 동생 격인 GV70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제네시스 라인업은 G70, G80, G90, GV70, GV80 등 총 5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제네시스 라인업이 강화됨에 따라 현대차와 수입차 브랜드간 판매 경쟁은 앞으로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G80, GV80 등 프리미엄 차급들이 국내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모델들을 내놓으며 어려운 시기를 이겨나가는 디딤돌로 삼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