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FDPR' 개정안 "강력 반대" 표명화웨이 넘어 연쇄 충격...'반도체' 특히 우려"결국 美 국익 해칠것"... 국제적 여론몰이에 궈핑 회장 직접 나서
  • 화웨이가 미국 정부가 자사를 겨냥해 개정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 FDPR)'을 정면 비판하며 결국 이번 제재가 글로벌 ICT산업 전반에도 큰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관계가 무너지며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국익도 해칠 수 있다고 말하며 이번 문제가 단순히 미국과 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위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19일 화웨이는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이하 FDPR)' 수정안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이와 같은 제재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이번 입장문에서 "지난해 5월 16일 미국 정부는 근거없이 화웨이를 수출규제 대상(Entity List) 목록에 추가해 수많은 주요 산업과 기술요소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음에도 미국법과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발전을 억압하기 위해 FDPR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화웨이는 1년 만에 이어진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안에 대해 '자의적'이며 '전 세계 산업 전체를 훼손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이번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를 억압하기 위한 방안이기는 하지만 결국 글로벌 관련 산업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 경고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이번 규제 개정은 화웨이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관련 산업에 큰 충격을 가져오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등 글로벌 협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산업계에 피해와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이 지난 주말 이 같은 제재안을 내놓으면서 우려가 제기됐던 '반도체' 분야의 피해 가능성에 대해 화웨이가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를 두고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ICT 부품산업에 불어닥칠 수 있는 G2발(發) 불확실성에 더 무게를 두게 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벌써 두번째 미국 정부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화웨이가 국제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관련 글로벌 산업계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도 부인하긴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로 국내 반도체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져 우려감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의 2차 무역전쟁 상황을 앞으로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털어놨다.
  • ▲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 기조연설에 나선 궈핑(Gua Ping) 화웨이 순환회장 ⓒ한국화웨이
    ▲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 기조연설에 나선 궈핑(Gua Ping) 화웨이 순환회장 ⓒ한국화웨이
    화웨이는 미국의 이번 고강도 규제가 글로벌 관련 산업을 넘어 결국은 미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자국의 기술우위로 타국 기업을 압박하는 것이 결국은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기술과 공급망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제재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이번 미국의 FDPR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화웨이의 사업이 이번 규제로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공급업체들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이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해결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한 자신감을 나타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Huawei Global Analyst Summit, HAS)'을 통해 지난 1년 간 미국의 이 같은 압박과 제재 속에서도 굳건히 사업을 성장시켜왔다는 자부심을 드러내며 지능형 세상의 문턱에 있는 현재부터 ICT산업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궈핑(Gua Ping) 화웨이 순환 회장은 전날인 18일 중국 선진에서 열린 HAS 2020 기조연설에서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많이 제한됐지만 그 가운데도 화웨이는 난관을 타계해왔고 전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웨이의 세계적 영향력으로 봤을 때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 뿐만 아니라 화웨이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다수의 소비자들에게도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성명서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궈핑 회장도 미국의 제재에 대한 국제적인 반대 여론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뒀다.

    궈핑 회장은 "오늘날 세계는 통합된 협력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표준기술과 공급망이 훼손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산업계는 지식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 통일화된 글로벌 표준 시스템 보호, 협력적인 글로벌 공급망 형성 등을 위해 협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웨이는 앞으로 21일까지 나흘 간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서 미국의 새로운 제재안을 정면 비판하는 기조를 이어가며 국제 산업계의 공조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