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 현대아파트 조합 시공권 박탈에 리모델링 정비업계 긴장일감 부족에 대형건설사 리모델링 수주 무대 등장…판도 변화
  • 리모델링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포스코건설이 대형건설사들의 등장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근 재건축사업 규제로 수주 일감이 줄어들자 대형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장 문을 두드리고 있어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총회를 개최하고 포스코건설 시공권을 박탈했다.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시공사 해지 안건이 가결됐다.

    이촌현대아파트 조합은 포스코건설의 공사비 증액과 사유가 불분명하다며 시공사 해지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5년 시공사 선정 당시 공사비는 3.3㎡당 423만원이었으나 작년 11월 재협상에서는 576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가계약을 진행한 지난 2015년 이후 정부 고시 건설물가 상승분, 법규 강화로 인해 추가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며 조합 요구로 설계 변경한 부분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회사측은 시공계약해지 관련 법적 대응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처럼 포스코건설이 리모델링사업 관련 잡음에 휘말리자 일부 조합에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리모델링사업을 위해 포스코건설로 시공사를 선정해뒀으나 이촌현대아파트조합 사례처럼 향후 공사비 증액 요구가 있을 수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A조합의 관계자는 "시공사는 미리 선정했으나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워낙 시간이 많이 걸려 사업 진척이 빠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훗날 물가상승을 이유로 애초에 계약했던 공사비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요구할 경우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촌현대아파트 조합과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포스코건설을 리모델링사업 시공사로 선정해둔 다른 사업지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수주 무대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포스코건설의 굳건한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물론 최근에는 GS건설, 대림산업 등 굵직굵직한 회사들이 수주에 나서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리모델링사업 수주 현장에는 중견건설사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포스코건설이 두각을 나타냈지나 최근의 수주기근에 판도가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꾸리고 화려한 수주이력을 갖췄으나 대부분 조합들은 더많은 1군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수주에 참여하길 바라는 분위기다. 시공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수록 조합에 유리한 조건을 손에 쥘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빚어지는 기존 시공사 계약 해지, 새 시공사 선정 작업이 리모델링 업계에서도 비슷하게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주할수 있는 곳이 부족한 탓에 기존 계약을 파기하는 치킨게임을 벌일 수도 있다.   
     
    리모델링을 추진중인 A조합 관계자는 "2~3년전까지만해도 리모델링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메이저 건설사가 별로 없어 포스코건설의 영향력이 대단했지만 최근 정비사업이 워낙 어려워지다보니 대형건설사들도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관심을 크게 보이는 중"이라며 "수주를 위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건설사가 전보다 많아졌고 조합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