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하면서 부드러운 승차감엔진 개입 눈치채기 어려워연비 좋지만 초기 비용은 여전히 부담
  • ▲ 뉴 530e ⓒBMW코리아
    ▲ 뉴 530e ⓒBMW코리아
    수입 중형 세단 최강자로 군림해온 5시리즈가 ‘친환경’이란 옷을 입고 돌아왔다. 외부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뉴 530e’ 얘기다.

    지난달 28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뉴 530e를 타고 일대 도로를 달렸다. 특유의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 거기에 주행 성능까지 더한 균형이 돋보였다. ‘주유소 갈 일이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뉴 530e를 처음 접했을 땐 살짝 당황스러웠다. 넓직한 공기 흡입구와 휠, 크롬 장식에 외모가 다소 느리고 둔해 보이는 탓이다. 디자인에 여러 요소를 더하는 M 스포츠 패키지가 빠졌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시승한 뉴 530e 럭셔리 라인보다 190만원 더 비싼 530e M 스포츠 패키지 트림(세부 모델)이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시동을 걸자 다른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전기 모터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드라이빙 센터를 벗어나 가속 페달을 밟아도 마찬가지였다. 도로 위를 유유히 순항하며 정적만 흘렀다. 노면과 맞닿는 타이어 소음조차 잘 들리지 않았다.

    뉴 530e는 전기 모터로만 시속 140㎞까지 달릴 수 있다. 주행 거리는 39㎞에 달한다. 탑재한 12.0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는 1회 완전 충전에 걸리는 시간이 180~240분(전용기기 기준)에 불과하다.

    뉴 530e는 무엇보다도 승차감에 압도된다. 묵직하면서 부드러운 감성이다. 속도를 높이면 차체가 바닥에 착 붙어 달리는 느낌이 도드라졌다. 다만 코너를 돌거나 할 때엔 뒤뚱거려 한계가 분명했다.

    특히 가솔린(휘발유) 엔진이 개입했는지 쉽게 눈치채기가 어렵다. 하이브리드 진영 선두주자인 일본의 세단보다 단언컨대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하는 부품 마운트에 공기를 넣은 것이 주요했다. 이뿐 아니라 전기 모터를 구동축 안으로 옮기고 흡음재를 대폭 강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최대 단점인 ‘이질감’을 없애고자 다방면으로 고심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 ▲ 뉴 530e ⓒ박상재 기자
    ▲ 뉴 530e ⓒ박상재 기자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편견은 비웃듯이 허물었다. 최고 출력은 252마력(시스템 기준)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6.1초가 걸린다. 실제 시승하는 동안 전기 모터를 활용한 폭발적인 가속력은 일품이었다.

    뛰어난 주행 질감, 정숙성에 경제성은 덤으로 갖췄다. 뉴 530e는 산술적으로만 보면 서울 명동에서 강동구청까지 16㎞가량을 달리는 경우 배터리 충전 요금 460원의 비용이 든다. 내연기관과는 ‘비교 불가’였다.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6.7㎞다.

    1회 충전 시 39㎞를 달리기 때문에 지난해 기준 서울 운전자의 일평균 주행 거리(36.6㎞)를 감안하면 엔진을 쓰지 않는 셈이다. 이 밖에 전국 공영 주차장 50% 할인과 혼잡통행료 감면 등의 부가적 혜택도 있다.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은 아쉽다. 뉴 530e의 판매 가격은 7660만~7850만원이다. 여기에 집에 충전기를 설치하거나 직장 등 외부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 ▲ 뉴 530e ⓒ박상재 기자
    ▲ 뉴 530e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