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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 공모 시장이 하반기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간 리테일·오피스에 한정돼왔던 기초자산이 주유소·임대주택·물류센터 등 다양해지면서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6~8개가량 공모리츠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문은 지난해 법률적인 문제로 한 차례 상장 일정이 미뤄졌던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밸류플러스'가 연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날 오후 12시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상장 계획을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3월 국토교통부에 이지스밸류플러스의 영업변경인가를 신청하면서 상장 절차를 재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IPO 시장에 냉각기가 찾아오면서 상장 시기를 고심해왔다.
공모리츠 시장은 지난해 12월 상장됐던 NH프라임리츠를 마지막으로 주춤했다.
그나마도 증시가 불안정하면서 상장된 리츠들은 일제히 급락했고, 시장 반등에도 다른 종목들보다 회복세가 더뎠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모리츠인 만큼 성공 여부에 시장 이목이 집중됐다.
오는 7월 상장이 예정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서울시 중구 태평로빌딩을 자산으로 한 오피스리츠다.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는 리테일리츠와 호텔리츠 대비 상대적으로 리스크는 낮게 평가된다. 이번 공모 주식수는 2370만주, 주당 공모가는 5000원 단일가로 이에 따른 공모예정금액은 1185억원이다. 이달 10~11일 수요예측을 거쳐 16~17일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첫 리츠도 하반기 IPO 시장에 뛰어든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맵스제1호리츠)' 상장을 3분기 이내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지난 3일 밝혔다.
맵스제1호리츠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 신도시에 위치한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 도심형 아웃렛에 투자하는 리츠다. 자산 규모는 약 2780억원, 목표 배당 수익률은 향후 10년 평균 기준 6% 이상으로 잡았다.
GS리테일과 오는 2035년까지 책임 임대차 계약을 체결돼 있어 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점이 맵스제1호리츠의 특징이다. 현재 롯데아울렛과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이 전차해 사용하고 있지만 매출과 연동된 전대료와는 별도로 GS리테일로부터 고정 임대료를 받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부동산 공모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도 내달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리츠는 제이알투자운용과 메리츠증권이 함께 인수한 1조8000억원 규모 벨기에 대형 오피스빌딩 파이낸스타워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업계에서는 공모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45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부티엔디와 신한리츠운용은 오는 9~10월께 용산 서울드래곤시티호텔과 인천 연수구 복합쇼핑몰 스퀘어원에 투자하는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내달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지연됐다. 드래곤시티 호텔의 일부를 우선 편입하고, 상장 이후 호텔의 지분을 추가로 편입시킬 예정이다.
국내 첫 주유소 투자 리츠인 '코람코에너지플러스(가칭)리츠'도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전국 187곳의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상장 규모는 1066억원, 배당수익률은 연 6%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를 연간 임대료 370억선에서 10년간 책임 임차 운영하고 원할 경우 계약을 5년 더 연장할 수 있어 리스크를 줄였다. 상장은 8월 말로 예상된다.
임대주택 공모 리츠인 '이지스레지던스리츠'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해당 리츠는 인천 부평구 십정동 216번지 일대 십정 2구역에 위치한 ‘더샵’ 민간 임대주택 3578가구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리츠 공모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며, 배당수익률은 연 5%대로 예상된다.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한 '켄달스퀘어리츠'도 하반기 공모리츠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켄달스퀘어리츠 공모 규모는 7000억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리츠 공모시장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리츠의 기초자산군이 다양해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내 상장 리츠의 기초자산은 리테일과 오피스에 한정돼왔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상장 예정인 리츠의 기초자산은 리테일·오피스뿐만 아니라 주유소·임대주택·물류 등으로 다양하다"면서 "일본 상장리츠시장의 성장이 기초자산군의 다양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상장리츠 시장도 본격적인 성장의 기회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양한 리츠가 하반기 출시되면서 공모리츠 열풍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다양한 기초자산을 담은 새로운 리츠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임대주택·주유소·해외오피스까지 각종 부동산에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면서 "고령화·초저금리 시대에 리츠는 빼놓을 수 없는 인컴형 투자자산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만큼 리츠 분산투자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