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도입 후 진료과별 유기적 협진으로 ‘성공가도’
  • ▲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에서 타비시술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에서 타비시술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 97세 박모씨는 손에 힘이 빠지는 증상으로 올해 초 병원을 찾았다가 가벼운 뇌경색과 함께 심방세동 및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받았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받으면 2년 내 사망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워낙 나이가 많아 수술을 받기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자녀들은 어머니의 체력적 부담을 낮추면서 치료할 수 있기를 바랐다. 고령에 동반질환이 있어 가슴을 여는 수술은 어렵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수술 없이 대동맥판막치환술(TAVI, 타비)을 시행했고, 박씨는 부작용 없이 현재 6개월째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15일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2010년 국내 첫 도입 후 10년 만에 아시아 의료기관 첫 800번째 타비시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노화된 대동맥 판막 때문에 판막이 좁아져 혈액 이동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흉통이나 심부전,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중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한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어 직접 대동맥을 절개해 판막을 교체하는 수술로 치료했지만, 전신마취나 수술회복이 부담스러운 고령환자 및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겐 수술이 불가능했다.

    타비시술은 가슴을 열어 진행하는 수술과 달리 허벅지 동맥혈관을 통해 심장판막에 도달한 후, 좁아져있는 판막 사이에 기존 판막을 대체할 인공판막 스텐트를 넣어 고정하는 시술로, 흉터가 작아 회복이 빠르고 고령환자도 부담이 적다.

    하지만 대동맥 및 혈관손상, 시술시 떨어져 나온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합병증 가능성, 심전도계 이상 등 위험성이 높아 심뇌혈관 중재시술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시술로 꼽힌다.

    2010년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박승정 교수팀이 국내 처음 타비시술을 도입한 이후, 서울아산병원은 첨단 영상장비와 시술 및 수술 장비가 모두 갖춰진 타비 시술 전용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추고 심장내과, 흉부외과, 마취과, 영상의학과가 팀을 이루어 수술이 어려운 고령 중증환자에게 타비시술을 시행해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이 진행한 800례의 타비 시술 환자들은 평균연령 81세로 매우 고령이었다. 당뇨, 고혈압, 뇌졸중, 심장수술 병력이 동반된 환자 등 고위험 환자가 대다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아산병원의 타비시술 800례 성공률은 98%이며, 중증 뇌졸중 발생률 1%, 조기(30일 이내) 사망률 1% 등 현저히 낮은 합병증 발생률로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이후 시행한 400례의 시술 성공률은 99.5%로 크게 향상됐다.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10년 만에 연간 170건 이상 진행하는 세계적인 타비시술센터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진료과의 유기적인 협진 체계(Heart team)덕분이다. 아시아에선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미국 유수 병원들과 비교해도 손에 꼽히는 우수한 성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