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EHS 히트펌프 출시 … 전기 난방 전환 시장 정조준삼성물산과 아파트용 솔루션 개발 … "조만간 공개"스마트싱스·글로벌 R&D 앞세워 유럽 이어 국내 공략 본격화
  • ▲ 송병하 삼성전자 DA사업부 그룹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히트펌프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 송병하 삼성전자 DA사업부 그룹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히트펌프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수익성이 낮은 일부 가전사업 재편에 나선 삼성전자가 냉난방공조(HVAC)를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정부의 최근 탄소 중립 및 전기 난방 전환 정책 확대에 발맞춰 히트펌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단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과 손잡고 한국형 주거 공간에 알맞는 최적화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곧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히트펌프 솔루션 기술 설명회'를 열고 한국형 'EHS 히트펌프 보일러'와 향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낮은 일부 가전 생산을 축소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인 HVAC 사업 비중을 높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정부의 정책 확대에 발맞춰 그간 유럽에 집중하던 HVAC 사업을 국내에서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연탄·등유 보일러 사용 가구와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보급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42만대 수준인 보급 목표를 2035년까지 3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구당 설치비의 최대 70%까지 지원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20일 출시한 한국형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공기 중 열을 끌어와 난방과 온수에 활용하는 에어 투 워터(A2W) 방식 제품이다. 한국의 온돌 문화와 기존 보일러 배관 구조에 최적화 해 별도 대규모 설비 변경 없이 설치할 수 있다.

    송병하 삼성전자 DA사업부 그룹장은 "히트펌프는 전기 난방화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솔루션"이라며 "검증된 기술력과 글로벌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난방 시장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히트펌프는 외부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만큼 효율성이 압도적이다. 삼성전자 제품은 바닥 난방 기준 35도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 4.9를 기록했다. 전기 1kW를 사용하면 외부에서 약 3.9kW의 열을 추가로 끌어와 총 4.9kW의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 화석연료 보일러의 효율이 100%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5배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구현한 셈이다. 55도 출수 조건에서도 SCOP는 3.78에 달한다. 실제 설치 가구에서는 난방비가 기존 대비 약 53% 절감됐다는 소비자 피드백도 확보했다.
  • ▲ 2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히트펌프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 전시된 히트펌프 제품.ⓒ윤아름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히트펌프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 전시된 히트펌프 제품.ⓒ윤아름 기자
    특히 삼성전자는 히트펌프를 단순 난방기기가 아닌 통합 에너지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스마트싱스를 통해 실시간 전력 사용량, 태양광 발전량, 에너지 소비 현황을 확인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유럽 태양광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에너지 자립형 주거 솔루션도 확대하고 있다. 아파트에 집중된 한국 주거 공간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추가적인 최적화 솔루션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물산과 함께 아파트 전용 HVAC 솔루션을 공동 개발 중이며 곧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그룹장은 "20층 이상 고층 아파트는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주거 형태"라며 "하중, 전력 인프라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조만간 의미 있는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국내 혹한 환경에 대응하는 성능을 특장점으로 내세웠다. 고효율 압축 기술과 '플래시 인젝션' 기술을 적용해 영하 25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영하 15도 환경에서도 최대 70도의 고온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일본 홋카이도 등 혹한지 실증 테스트도 완료했다.

    저소음 설계와 친환경성 역시 강점이다. 주거 밀집 지역에서 실외기 소음을 최소화해 설치 편의성을 높였으며 기존 화석연료 난방기기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60% 줄였다. 기존 R410A 대비 지구온난화지수(GWP)가 68% 낮은 R32 냉매를 적용했고, 향후 업계 표준인 R290 냉매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글로벌 HVAC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유럽 HVAC 시장에 진출한 뒤 현재 한국과 일본,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미국 등지에 연구·테스트 시설을 운영 중이다. 북미, 유럽, 일본 등 20여개 지역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며 로컬 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있다. 

    생산 전략은 유동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HVAC 생산 거점을 중국에 두고 있지만, 향후 국내 생산을 확대해 한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송 그룹장은 "현재 글로벌 탑티어 브랜드를 뒤쫒아 가는 형국이지만 기술력 면에서는 어떤 경쟁사보다도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고, 시장의 반응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스마트싱스 등 삼성전자만이 가지고 있는 연결성과 계열사 협업 등을 통해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