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보틱스, KT로부터 500억 투자 유치… 사업협력 본격화협력위원회 정기선·구현모 중심 꾸려져… 양사 시너지 기대정기선 부사장, 외부 기업과 협력 관계 중심 역할… 신사업 앞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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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과 구현모 KT 사장으로 현대중공업그룹과 KT 양사간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황창규 전 KT 회장이 양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닦아 놓았다면, 정 부사장과 구 사장이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앞으로 두 그룹이 낼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17일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인 로봇종합기업 현대로보틱스는 전날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지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마트팩토리와 로봇사업 등에서 본격적인 사업 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현대중공업지주도 KT와 그룹간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 이를 위한 별도의 협력위원회를 구성한다. 협력위원회는 정 부사장과 구 사장을 중심으로 6명 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다.
두 사람이 협력위원회 대표로 나서면서 앞으로 양사의 신사업을 책임질 인물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셈이 됐다. 특히 정 부사장은 구 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권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외부 기업과의 협력 관계 구축에 중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정기선 부사장은 KT와의 협약식에 참석해 "KT와의 폭넓은 사업협력를 통해 현대로보틱스는 물론 현대중공업그룹이 '디지털 혁신'으로 세계 리딩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KT의 인연은 지난해 5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황창규 전 KT 회장이 '5G 기반 로봇, 스파트팩토리 사업 공동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서에 서명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시작된 양사의 인연은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황 전 KT 회장이 현대중공업 스마트조선소 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KT는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5G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현장 워크숍'을 개최하고, 다양한 솔루션도 체험했다.
양사는 올해도 '디지털로 최적화 운영되는 초일류 조선소'라는 슬로건 아래 협력관계를 이어간다. 육상에서는 5G IoT 확대적용을 통한 제조업의 혁신을 완성하고, 해상에서는 5G 기반 조선해양 스마트통신 플랫폼 개발과 자율운행이 가능한 스마트 선박 등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다.
권오갑 회장은 "조선업도 4차산업혁명의 예외가 아니며 5G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조선소 구축은 조선업이 오랜 불황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KT와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협력을 통해 국내 제조업 혁신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 회장 다음으로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 전면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면서 그룹의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평소 로봇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로봇이나 스마트 조선소 등 그룹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정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를 급성장시키며 경영능력을 어느정도 입증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현대로보틱스도 로봇업계 선두주자로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부사장도 적극적으로 사업 구상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5월 현대중공업지주와 독일 쿠카그룹이 로봇사업에서 전략적 협력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 참석하고, 지난해 1월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첫 방문해 차기 로봇사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으로서 현대로보틱스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평소 로봇 사업에 관심이 많고 그룹 신사업을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