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작년 해외주식 거래액보다 63% 증가…수수료 인하·시스템 개편 등 마케팅↑성장주 많은 뉴욕증시·양도세 정책에 국내주식 매력 줄어들며 직구열풍 거세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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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개미들의 해외투자 직구 열풍이 날로 뜨거워지는 가운데 증권사도 고객유치를 위해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올해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매수·매도한 결제 금액은 667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409억달러로, 반년 만에 지난해 기록을 63%이상 뛰어넘었다.

    매매는 대부분 미국주식(586억달러)에서 이뤄졌다. 투자자들이 지난 6개월여간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단연 테슬라(21억달러)다. 뒤이어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등도 각각 10억달러 넘게 매수가 이뤄졌다.

    개인투자자, 일명 '동학개미'들은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 급락이 일어나자 국내는 물론 해외증시에까지 눈을 돌리며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해외주식으로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코스피에 비해 우상향하는 해외,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생산성 높은 기업들이 대거 포진된 뉴욕증시에 상대적으로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나스닥은 장중 1만선을 첫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동학개미의 해외주식 직접구매(직구) 열풍에 증권사 해외주식거래 수수료 수익도 쏠쏠하다. 코로나 여파로 증권사 전반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지난 1분기 그나마 브로커리지 수익은 동학개미의 투자열풍 덕분에 선방했다. 그중 국내 증권사 22곳의 외화증권수탁수수료는 총 978억원으로 전년 동기(363억원) 대비 3배가량 급증했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주요 수익원으로 재부상하자 증권사는 해외주식 직구족을 끌어들이기 위해 거래 수수료 인하, 환전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내놓으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주식은 수수료가 0%에 가깝지만 해외 주식은 아직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주식 첫거래 고객 대상으로 미국·일본·베트남 주식 수수료 0.2%에서 0.1%로, 중국∙홍콩 주식은 0.3%에서 0.1%로 할인해주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국 ETF·ETN 첫 거래고객 대상으로 매매수수료는 기존보다 72% 할인된 0.07%에, 환전수수료는 최대 89%까지 우대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해외주식 매매를 위해 환전하면 금액에 상관 없이 환전수수료 95% 우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신규 고객 등에 대해 연말까지 해외주식 매매 수수료율 0.09%, 95% 환전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 편의를 위해 해외주식 거래 시스템 개편에 나선 곳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 매매 앱을 하나로 통합한 모바일 트레이딩 앱(MTS) '하나원큐 프로'를 최근 선보였다.

    일부 중형사들은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 경쟁에 새롭게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증권 지난 22일부터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오픈했다. 미국주식 한정으로 시작했지만 거래대상 국가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DB금융투자도 내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해외주식 직구 열풍은 앞으로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국내주식에 대한 양도세 부과 정책 발표로 인해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23년부터 소액 투자자에게도 주식양도소득세를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25일 밝혔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이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갖고 있던 비과세 장점이 사라지면서 신규 투자자들의 진입 매력을 낮출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과 같이 개인 투자자들의 신규 계좌 개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의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 속에 서비스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