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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 31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리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중 배정받은 주식 대금으로 납부된 돈은 1조원이 채 되지 않아 나머지 30조원의 환불금 재유치에 증권업계가 뜨거웠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약 390만주(약 1918억원)를 모집하는 SK바이오팜 청약에 몰린 돈은 31조에 달해 323.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소 한산했던 증권사 창구들도 SK바이오팜 주식을 청약을 하려는 손님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반면 공모가는 4만9000원의 SK바이오팜 청약에 만약 고객이 1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내고 2억원 어치를 신청했다면 실제 배정받는 주식은 12주에 그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청약 후 투자자들이 돌려받는 청약 환불금을 노리고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특판 금융상품을 내놓으며 투심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실제 같은날 공모청약이 마감된 코스닥 상장 예정업체 위더스제약과 신도기연이 일부 반사효과를 봤다.
위더스제약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 청약 결과 1082.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으로는 약 2조7500억원이 몰렸다.
신도기연의 청약경쟁률은 청약경쟁률 955.01대 1을 달성하며 증거금만 1조9864억원이 몰렸다.
두 회사의 공모청약 마감일이 SK바이오팜 청약증거금으로 맡겨졌던 자금 상당액이 다시 환불되는 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성장성과 더불어 SK바이오팜 31조 청약 환불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변동성 장세 속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환불일(29일)까지 청약증거금 잔금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공모주 청약을 받았던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내달 10일까지 SK바이오팜 청약 환불금 이벤트로 선제대응에 나섰다.
SK바이오팜 공모주에 청약했던 개인 고객이 펀드, 랩, ELS 등에 가입할 경우 1000만원 당 1만원의 현금을 최대 5만원한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지급하며 환불금 재유치를 유도했다.
함께 공모주청약을 받았던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도 개별적으로 담당 PB등을 통해 환불금에 대한 적합한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업계는 청약계좌로 돌아돈 환불금 상당수가 다음 IPO에 참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교촌에프앤비, 빅히트엔터, 카카오게임즈, 솔루엠 등 대어들이 잇따라 IPO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SK바이오팜에 몰렸던 자금이 증시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SK바이오팜 환불자금 상당수가 주식시장 대기자금으로 남아 투자처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