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전세 오르자 강동 등 인근지역 호가 2억 치솟아재건축 실거주 의무 강화 등으로 설자리 잃는 세입자들
  • ▲ 서울 아파트 전경. ⓒ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 뉴데일리DB
    6·17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세입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갭투자 차단을 위해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는 등 규제 수위를 대폭 높인 탓에 전세 공급량은 줄고 가격만 치솟고 있어서다.

    6일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전세가격 시세가 8억50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6일 7억9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뒤 호가가 8억원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지난 4~5월만하더라도 6억 중반대에 형성됐던 전셋값이 두달새 2억원 가량 뛰었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말 입주를 시작했고 올해 4월 마무리돼 물건 자체가 없다"며 "최근 강남, 잠실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고덕동에 새 아파트 전세를 찾는 이들이 많은데 물건이 귀하다보니 가격이 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인근에 위치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마찬가지다.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84㎡ 전세도 7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말까지만 해도 6억원대에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34평 전세가 품귀현상인데 물건을 구하려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월세를 내거나높은 전세가격을 부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6·17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강남구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강동이나 송파 등 인근 지역 전셋값까지 달아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통계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5㎡ 전세가격은 지난달 29일 12억원에 거래됐다. 같은달 초까지만해도 9억원대에 손바뀜되기도 했으나 10억 이하 매물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상승했다. 52주 연속 오르고 있다. 서초구(0.19%)와 강남·송파구(0.11%) 등 강남에서 크게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중개업소들은 6·17 대책은 재건축아파트 2년 실거주 의무 강화, 1주택자 전세 대출이 막히면서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을 내몰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과열된 전셋값을 떨어뜨릴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부터 서울에서 분양할 수 있는 아파트 규모가 크게 감소한다. 

    부동산인포 자료에 따르면 내년 서울아파트는 총 2만3217가구가 분양된다. 올해 입주물량 4만2173가구의 절반이다. 오는 2022년에는 1만3000가구로 대폭 줄어든다.

    6·17 부동산대책 발표이후 부정적인 여론을 인식한 정부가 뒷수습에 나섰으나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종부세법 개정안으로 다주택자 세부담을 강화해 주택 매도를 유도하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 확대 등 공급 증가를 약속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물량 확대 등 주택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했으나 사전청약에 당첨되면 입주전까지 주택 매입을 하지 않고 전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전세 수요가 더 늘어나는 등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만 이런 것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