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잇츠한불, 새 대표에 임혜영 상무·김양수 대표 선임경쟁 심화 장기 불황에 코로나19 여파에 실적 부진위기 극복 일환… 업계 안팎 "문책성 인사" 평가도
  • ▲ 이니스프리 매장ⓒ이니스프리
    ▲ 이니스프리 매장ⓒ이니스프리
    올 하반기 화장품업계에 대표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경쟁 심화와 장기 불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급변하는 시장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럴 때일 수록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리더의 경영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7월1일자로 이니스프리의 새 대표이사로 임혜영 아모레퍼시픽 전무를 선임했다. 임혜영 대표는 충남대 화학공학과 졸업, 고려대 마케팅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1992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 2009년 임원으로 승진한 재원이다.

    김영목 전 대표이사는 아모레퍼시픽으로 이동해 사업 전략 등을 수립하는 혁신TF를 이끈다. 김 전 대표이사는 1998년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입사해 이니스프리와 마몽드에서 근무했다. 특히 이니스프리를 매출 1조원 브랜드로 키워 중국으로 진출시킨 주역으로 불린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사업 상황에 따라 인사 발령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도 이달 수장을 교체했다. 잇츠한불은 지난 10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주형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이 대표는 한국콜마 경영관리본부장, 맘스맘 대표, 네오팜 대표 등을 역임했다. 기존 홍동석 대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홍 대표의 임기는 2023년 6월까지다.

    자회사 네오팜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김양수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네오팜은 리얼베리어와 아토팜 등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로, 잇츠한불이 지분 37.23%를 보유하고 있다. 김 신임대표는 LG생활건강, CJ오쇼핑, 네오팜 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약 20년 동안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화장품업계의 하반기 갑작스런 대표 교체는 사업 부진에 기인한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관광객, 따이공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리던 국내 로드숍의 경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를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고 평가하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매년 30%를 웃도는 매출 성장률을 과시하던 이니스프리는 2017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6년 767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6420억원, 2018년 5989억원, 2019년 55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1079억원에서 2018년과 2019년 각각 804억원, 626억원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074억원,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75% 줄었다.

    한때 잇츠스킨 브랜드의 데스까르고(달팽이 크림) 덕에 한 때 중국 시장에서 호황을 누렸던 잇츠한불도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잇츠한불은 2016년 매출 3000억대의 정점을 찍고 2017년 2457억원, 2018년 2141억원, 2019년 20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454억원에서 2018년과 2019년 각각 199억원, 109억원으로 감소세다.

    다만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지만 매장·인적 구조조정에 따른 효과로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 보다 6.6% 증가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말까지 본사 인력 300명 중 15%를 감축하고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첫 희망퇴직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화장품업계의 향후 전망이 밝지 않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 점포 줄이기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로운 대표가 취임하는 형태를 띄고 있지만 업계 불황을 반영하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대표 교체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