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 증산2·수색6·7구역 당첨자 발표일 같은날로 권고업무효율성 높이고 불필요한 중복지원 예방…소신있다는 평가도
  • 8월 일반분양을 앞둔 수색뉴타운 3곳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청약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날로 정해지면서 고득점자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최근 서울시 은평구 증산2구역, 수색 6·7구역 조합에 당첨자 발표일을 같은 날로 맞추길 권고했다.

    감정원은 같은 지역에서 유사한 시기에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라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청약 과열 현상을 막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공급일정 쏠림현상이 일어나 현재 업무를 처리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수색뉴타운 뿐만 아니라 다른 조합도 일정이 몰리면 당첨자 발표일을 같은 날로 몰아줄 것을 권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증산2구역과 수색 6·7구역의 시공사는 GS건설 한 곳이다. 청약 당첨자를 추첨하기 위해서는 조합 또는 권한을 위임받은 시공사가 감정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감정원담당자는 같은 날 추첨 업무를 진행하는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발표일을 같은 날로 몰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과열되고 있는 청약열기를 식히기 위한 의도도 포함됐다. 

    불필요한 중복 지원을 막고 실수요자들의 청약 당첨 확률을 더 높이기 위해 당첨자 발표일을 통일한 셈이다. 당첨자 발표일이 같으면 중복청약으로 간주 돼 당첨이 무효처리된다.

    결국 고득점자 입장에서는 당첨자 발표일이 다를 경우 증산2구역과 수색6·7구역 등 3군데를 모두 넣을 수 있으나, 감정원의 권고로 1군데만 접수할 수 있게 됐다. 불가피하게 눈치싸움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색뉴타운 청약을 준비하던 대기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주체가 은평구청이라는 오해가 불거지며 민원 게시판에 항의가 쇄도했다. 

    무주택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며 가점을 높이고, 일반분양을 준비한 청약대기자들을 무시한 졸속 행정이라며 비판 중이다. 

    고득점자가 3곳에 모두 당첨되도 1곳만 정식으로 계약할 수 있고, 나머지 물량은 예비당첨자에게 돌아가게 되는데 이를 막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원을 제기한 A씨는 "청약 고득점을 만드느라 몇십년을 무주택 기간으로 살았는데 믿을 수 없다"며 "오랫동안 기다린 고득점자들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상황을 만드는게 공평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항의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감정원의 개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거론된다. 일반분양에서 청약점수가 높은 이들만 절대적으로 유리한 가운데 이번처럼 일정을 조절하면 생애최초나 신혼부부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늘릴 수 있어서다.

    이번 사례를 두고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공공부문에서 조금이라도 더 공정한 기회가 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이며 이번 사례는 '혁신'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 관행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하고 내린 소신있는 결정이며, 청약자들이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노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