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승진인사, 자산관리그룹‧혁신금융그룹 신설 충청‧호남그룹, 부산‧울산‧경남그룹 각각 겸직 전환담당부행장 근무지 지역→본점, 지역그룹 위상 축소
  • ▲ 기업은행 조직도
    ▲ 기업은행 조직도

    기업은행이 올해 하반기 대규모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신탁사업을 재정비하고 혁신경영에 힘을 싣는 반면 지역그룹의 위상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23일 하반기 인사를 통해 지역본부장급 9명의 승진을 포함해 총 1923명이 승진하고 이동했다.

    상위직급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본부장급 선임 기준’을 신설하는 한편 해당 기준에 따라 검증된 후보군 중 총 9명의 신임 본부장을 선임했다. 4급 책임자의 승진을 확대하면서 조직의 중간 허리층을 튼튼히 만들었다.

    혁신금융그룹과 자산관리그룹을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혁신금융그룹은 혁신금융부, 혁신투자부, 창업벤처지원부, IBK컨설팅센터로 구성됐다. ▲혁신 창업기업 발굴과 육성 ▲모험자본 시장 선도 ▲기업 성장단계별 종합 지원체계 구축 ▲동산담보, 크라우드펀딩을 포함한 신상품 개발을 통한 금융지원 확대 등 혁신금융 업무를 담당한다.

    자산관리그룹은 기존의 신탁사업그룹에서 맡던 사업을 비롯해 고객 중심의 상품 선정·판매·사후관리를 관할하는 콘트롤타워로 재편됐다. 신탁부와 수탁부, 자산관리전략부, 투자상품부로 구성되며 ▲일관성 있는 자산관리 전략 수립 ▲체계적인 투자상품 선정·관리 ▲고객 맞춤형 이익 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이를 통해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판매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비이자이익을 놓고 경쟁구도였던 신탁사업과 펀드사업 간의 긴장감도 줄일 것이란 기대다.

    기업은행은 앞서 5월에도 사모펀드 판매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을 위해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해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임명한 바 있다.

    자산관리와 혁신금융에 힘을 쏟는 반면 지역그룹 조직의 힘은 뺐다. 충청‧호남그룹과 부산‧울산‧경남그룹을 각각 겸직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감성한 부행장이 부산‧울산‧경남그룹과 기업고객그룹을 함께 담당하고, 윤완식 부행장이 충청‧호남그룹과 IT그룹을 겸하게 됐다. 한 부행장이 두 개 그룹을 담당하는데다 근무지도 해당 지역이 아닌 서울 본점이라 전처럼 지역그룹을 챙기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지역그룹의 효용성 논란이 있었고, 이번 조직개편에서 지방그룹 폐지를 검토했었다”며 “이를 통해 지역그룹이 대폭 축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를 떠난 부행장들은 '2년+1년'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조충현 부행장과 손현상 부행장은 각각 임기를 3개월, 7개월 남긴 채 조직을 떠났다. 손 부행장은 대신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적을 옮겼다. 기업은행은 임기를 마친 부행장 등 임원을 자회사의 부사장이나 대표로 보내는 관행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