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독립 전시관, 고가 주거단지 낀 수입차 상권 공략현대식 미술관처럼 꾸며… 차가 안 보이는 '파격'출고 세레모니·카 타워 등 현대차 첫 시도 돋보여
  • ▲ ‘제네시스 수지’ 외부 전경 ⓒ사진작가 최경모
    ▲ ‘제네시스 수지’ 외부 전경 ⓒ사진작가 최경모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수입차와의 ‘격차 벌리기’에 나선다. 경기 용인 수지구에 두 번째 독립 전시관을 마련했다. 이른바 뜨는 수입차 상권 중 하나로 적진의 심장에 깃발을 꽂은 것이다.

    지난 29일 찾은 ‘제네시스 수지’는 흡사 현대식 미술관 같았다. 우선 겉모습부터 독특했다. 녹이 슨 듯한 내후성 강판이 성벽처럼 둘러처져 있있다. 주변에 형성된 짙은 녹음과 대비돼 딴 세상에 들어간 듯 색다른 분위기에 사로잡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도 마주하는 건 공간뿐이었다. 특징은 차가 한 대도 없다는 것. 대게 대표적인 차를 세워두는 관행을 깨고 파격을 시도했다.

    발걸음을 옮기고 나서야 저 멀리 G90 스타더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실내 장식은 거의 없었다. 절제된 노출 콘크리트 벽면과 원목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난 천장, 3층 높이 층고 한 가운데에 세단 한 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영훈 제네시스 수지 치프디렉터는 “온전히 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라며 “제네시스가 지닌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수지는 지상 4층, 연면적 4991㎡ 규모로 강남에 이은 두 번째 전시관이다. 1층에 G90 스타더스트, 2층부터 위로 올라가면 스포츠 세단 G70, 중형 세단 G80,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80, 플래그십(최상위) G90 등 총 40대가 전시돼 있었다.
  • ▲ ‘제네시스 수지’ 내부 ⓒ현대자동차
    ▲ ‘제네시스 수지’ 내부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수지구에 전시관을 차린 이유는 명확하다. 쟁쟁한 수입차와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이곳은 성남(분당·판교), 고양(일산), 수원(광교)처럼 이른바 신도시나 고가 주거단지를 끼고 있다.

    특히 재규어랜드로버와 아우디, 폭스바겐, 캐딜락, 볼보, 지프, 미니 등 판매 대리점이 주변에 즐비하다. 지난 상반기(1~6월) 경기 지역은 수입차 등록 대수가 2만6565대로 1위를 기록했다. 부동의 1위였던 서울(2만1983대)을 앞지른지 오래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수지를 국내 최대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국내외 주요 지역에 전시관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선 G90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출고 세레모니’를 진행한다. 현대차 내에서는 첫 시도다. 신청 시 원하는 곳으로 G90 리무진이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출고 및 인수 과정을 또 하나의 경험으로 바꾼 셈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카 타워’였다. 4개 층에 총 32대의 차가 나열돼 있다. 전시에 활용하거나 출고를 기다리는 차를 보관하는 데 쓰인다. 비나 눈, 먼지 등 오염 물질을 피하는 역할도 한다.

    이 밖에 외장 색상과 내장 소재, 옵션(선택 사양) 등을 직접 확인하고 질감을 손가락으로 느낄 수 있다. 거울이 붙어 있는 곳에선 차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현대차는 이날 제네시스 수지를 열고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사전 예약 및 방문 관람이 가능하다.
  • ▲ ‘제네시스 수지’ 내부 카 타워 ⓒ현대자동차
    ▲ ‘제네시스 수지’ 내부 카 타워 ⓒ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