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만여명, 19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부분파업 전년 임금협상 지지부진… 62차례 교섭에도 제자리발주물량 크게 감소… 3분기 이후도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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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가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2분기 조선부문에서 흑자 폭이 소폭 감소하면서 하반기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하는 상황이지만,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서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업무복귀 다음날인 19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전체조합원 1만여명에게 부분파업 지침을 내릴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공식 휴가와 14일 하루 월차사용 권장을 통해 17일까지 여름휴가를 실시했다.
앞서 노사는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휴가 전 마지막 실무교섭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휴가 이후 일정도 잡지 못한채 교섭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5월 임단협 상견례 이후 62차례가 넘는 실무교섭과 본교섭에도 여전히 양 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업계에선 교섭이 장기화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현안을 두고 노사가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휴가 뒤 대립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파업은 올해 들어 여섯 번째로 진행되는 전체 조합원 부분파업이다.
다만, 타협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쟁점은 지난해 5월말 회사 법인분할 과정에서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징계와 해고,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현안 문제다. 회사는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노조에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조건 없이 모든 현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노조는 휴가 기간에도 최근 하청업체 서진이엔지 폐업과 20여개 하청업체의 임금체불 사태까지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했으며, 휴가 이후에는 강경투쟁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노사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조선업계는 코로나19로 2분기 실적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발주물량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최악의 경우 당초 설정한 수주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 3조9255억원, 영업이익 9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 분기 3조9446억원 대비 0.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분기 1217억원 대비 23.7% 줄었다.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비중 확대에도 흑자 폭은 감소한 것이다.
이에 하반기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카타르, 모잠비크, 러시아 등에서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나 노사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조선업황이 부진을 지속하면서 국내 조선업계도 수주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반기 대형 LNG선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장담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노사 모두 교섭을 더 오래 끌고가기 부담스러운 상황까지 왔다"면서 "교섭이 재개되면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해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