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화 시동… 판매 전시장·서비스센터 별도로'제네시스' 첫 10만대 고지 눈 앞… 6종 라인업 완성 '고성능 N·아이오닉' 브랜드 드라이브… 제네시스 공백 대비
  • ▲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V80 ⓒ현대차
    ▲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V80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대대적인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좋은 차를 만들고 파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가 특유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고성능 N과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등 비어 있던 자리에 ‘브랜드’를 입힌 게 대표적이다.

    올 들어선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넉 달 연속 1만 대를 웃도는 판매 실적을 거뒀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고급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자연스레 업계의 시선은 ‘제네시스 독립’으로 집중되고 있다. 여러 정황들로 미뤄볼 때 독립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네시스는 올해 국내에서 사상 처음 10만 대 고지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7개월간 6만5대 팔렸는데, 월 판매 대수는 넉 달째 1만 대를 넘어섰다.

    이 같은 약진은 상품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는 수입차와 견줘도 손색이 없는 주행 성능 및 편의 사양, 흔하지 않은 외관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라는 첫 단추를 잘 끼우면서 신형 G80 등 신차 효과가 판매 증대로 이어졌다.

    업계는 올해를 제네시스가 판매 전시장, 서비스센터를 현대차에서 분리해 고급차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는 적기로 보고 있다. 시장 규모, 주요 소비층이 형성된 데다 인프라가 갖춰지는 등 제네시스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서다.

    2015년 11월 출범한 제네시스는 그동안 라인업이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EQ900과 G80은 기존 에쿠스, 제네시스(DH)를 대체한 것에 가까웠다. 

    그러나 2017년 G70 출시를 기점으로 부분 변경을 거친 G90, SUV인 GV80, 신형 G80 등 완전히 새로 개발한 차가 쏟아졌다. 내외관은 뚜렷한 방향성 전환을 보이며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홀로서기는 브랜드 출범 이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2016년 뉴욕 국제오토쇼에 처음으로 독립 전시관을 설치했다. 이듬해에는 국내서 4실 7팀 체제의 전담 사업부 조직을 꾸려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서울 강남에 이어 이른바 뜨는 수입차 상권 중 하나인 경기 용인 수지구에 두 번째 독립 전시관인 ‘제네시스 수지’를 마련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지구에는 ‘제네시스 스튜디오’가 들어선다. 제네시스 홍보 전시관이 미국에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현대차의 행보 또한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내년 초 첫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에 이어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을 잇따라 내놓기로 했다. 고성능 N과 중간에 있는 준고성능차인 N라인도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에서 제네시스 독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차의 브랜드 확장은 제네시스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개 차종을 갖추면 판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제네시스의 완전 독립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