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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 위기에 놓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다시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HDC현산과 금호산업이 대표 면담을 가진데 이어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 HDC 정몽규 회장과의 면담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채권단측인 이동걸 회장이 재실사 수용 및 정부지원에 대한 막판 베팅을 내놓을 경우 시도할지 여부와 코너에 몰린 정몽규 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릴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21일 산은 등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주말 또는 다음주쯤 아시아나 딜의 최종 성사 여부가 결론날 것으로 전망된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직후가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도 주체인 금호산업, 매수 추제인 HDC현산,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 등 이해관계자들이 마지막 돌파구 마련을 위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어서다.
지난 20일 금호산업 서재환 대표와 HDC현산 권순호 대표가 회동을 가졌다. 금호산업의 대면 협상 요청을 HDC가 수용하면서 이뤄진 면담이었다. 양측은 재실사 등 여러 쟁점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간의 면담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산업은행은 “현재 협의 중인 HDC현산과 금호산업 간의 대면협상이 원만히 이뤄져 아시아나항공 M&A가 조속히 종결되길 희망하며 이와 관련해 채권단인 산은도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과의 면담을 하자”고 밝혔다.
결국 산은 입장에서 확실한 당근을 제시하면서 중재를 하지 못할 경우 딜 무산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은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크게 2가지로 예상된다. HDC현산이 요청하는 재실사를 수용하는 것과 파격적인 금융 지원이다.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HDC에 특혜를 제공한다는 논란이 우려되지만 딜 성사를 위해 마지막 베팅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정몽규 회장의 결단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아시아나 인수가 그룹 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이 화물 덕분에 115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는 점이다. 물론 하반기 실적을 보장할 수 없고, 업황 회복도 예측할 수 없다는 리스크는 존재한다.
지난 11일 마감 시한을 넘기면서 사실상 딜이 무산된 상황이다. 이해관계자 모두 딜 무산에 대한 부담이 크고 책임을 놓고 법적 공방이 불가피하다. 이런 최악을 막기 위한 마지막 움직임이 현재 진행 중인 것이다. 산은의 면담 요청에 아직까지 HDC현산에서는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이지만, 조만간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면담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500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을 위해서라도 명분을 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HDC 입장에서 괜한 꼬투리를 잡히고 싶지 않을 것이며, 이동걸 회장의 제안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면담 시기 역시 산은에서 언급했듯이 최대한 빨리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