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출하제품부터 적용조선사도 톤당 3만원 내외 인하 합의고부가제품 잇따른 인하에 수익성 악화 우려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포스코가 대형 가전사에 공급하는 냉연 도금재 가격을 인하했다. 가전제품 판매 증가에 따른 주문량 확대로 목소리가 커진 수요가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한 결과다.

    비슷한 시기 포스코는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와도 하반기 후판가격을 내리는데 합의했다. 가전, 조선 등 대형 수요가와의 가격 협상 결과가 잇따라 인하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향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대형가전사와 냉연 도금재 가격을 톤당 3만원 인하하는데 합의했다. 가격 인하는 이달 출하되는 제품부터 바로 적용된다.

    냉연 도금재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에 쓰인다. 이 회사는 최근 가전 판매가 늘며 냉연 도금재 주문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표 가전제품 중 하나인 건조기의 경우, 7월 매출이 지난달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냉연 도금재 주문량 확대가 대형 수요가에게 힘을 실어주며, 가격 인하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의 가격 협상 결과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포스코 공급 가격이 업계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대부분 철강사들이 냉연 도금재 공급 가격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입장에선 대형수요가의 인하 요구를 단칼에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공급량 증가로 매출은 늘어날 수 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악화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포스코는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와도 하반기 후판 공급가격을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인하폭은 톤당 3만원 정도로 전해진다.

    조선사 측은 수입재를 포스코 물량으로 대체하는 대신 후판 가격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고, 포스코 역시 이에 동의했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전, 조선 등 대형 수요처와의 가격 협상이 인하로 결정되면서, 포스코의 하반기 수익성 확보는 더 험난해질 전망이다. 특히 후판의 경우 가뜩이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톤당 120달러를 웃도는 등 원료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같은 협상 결과는 다소 아쉽다"며 "포스코 가격이 업계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다른 철강사들에게도 미치는 영향을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형 수요가와의 가격 협상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