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FnC, 오는 17일 라이크와이즈 론칭 스킨케어 브랜드 크림 등 3종 온라인 통해 선봬한섬 클린젠 코스메슈티칼 지분 인수… 내년 스킨케어 브랜드 출시
-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이 주름잡고 있는 화장품업계에 패션업계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패션업계가 화장품 시장에 진출해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함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는 오는 17일 친환경 스킨케어 브랜드 라이크와이즈(Likewise)를 론칭한다. 라이크와이즈는 LIKE YOUR WISE BEAUTY의 약자로 지난달 특허청에 라이크와이즈의 상표권을 등록하며 사업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라이크와이즈의 주요 성분을 피부 속까지 전하는 독자적 기술 MTD(Moist Target Delivery)가 적용 된 저분자 히알루론산을 모든 제품에 사용했다. 회사는 워터 젤, 크림앤크림, 크림 밤 등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선보이고 향후 다양한 제품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코오롱FnC은 지난해 화장품 엠퀴리를 선보였지만 시장 안착에 실패하며 일 년만에 운영을 중단, 재정비 중이다. 이 때문에 라이크와이즈는 여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엠퀴리는 잠정 중단 상태로 라이크와이즈는 회사에서 새롭게 선보인 스킨케어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도 지난 5월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한섬이 패션 외 이종사업에 나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클린젠은 미백·주름·탄력 등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화장품을 생산한다. 한섬은 클린젠의 기술을 바탕으로 화장품과 의약품을 접목한 효과가 있는 코스메슈티컬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내년 초 스킨케어 브랜드를 출시하고 이후 색조 화장품과 향수 등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패션업계가 연이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사업 간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패션과 화장품 사업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 능력과 고도의 생산 노하우 등 핵심 경쟁 요소가 비슷하다는 게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이 때문에 패션업계는 최근 화장품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려왔다. LF는 사업 확장을 위해 비건 지향 화장품 브랜드 아떼는 물론 2016년부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화장품 브랜드인 불리1803, 보타니쿠스 등 론칭했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헤지스맨룰429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2012년 비디비치 인수를 통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할 당시 매출이 19억원이었던 비디비치는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다. 회사의 영업이익 가운데 약 80%가 화장품 사업에서 나오면서 캐시카우 사업으로 급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제일 먼저 타격을 받은 패션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진입장벽이 낮은 화장품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패션과 함께 화장품까지 확장하면서 사업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패션업계의 화장품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예측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화장품 수요가 줄고 있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 58% 감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기업은 코로나19 사태와 안팎의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다"면서 "타 사업에 도전하는 패션 업체들은 독보적 기술력이나 차별화 된 콘셉트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H&B스토어나 온라인의 등장으로 기존 업체도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패션·식음료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며 "사실상 화장품 사업은 아이디어 싸움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