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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모두 강화한 '7·10부동산대책'을 내놓은지 두달이 지나면서 서울 일부지역에서 보합세를 보이는 등 변곡점을 맞았다. 정부는 부동산대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거래된 아파트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10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주새 0.01% 오르면서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했다. 지난달 24일 조사 이후 3주 연속 0.01% 상승에 머물렀지만 지난 6월 이후 14주 연속 상승세다.
감정원 관계자는 "7·10대책 영향 및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감소하고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일부 저평가된 단지와 개발호재 있는 지역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가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4구 가운데 강남구(0.01%)와 강동구(0.01%)는 여전히 상승중이나 송파·서초구(0.00%)는 관망세가 짙어지며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7·10대책 이후 서울의 집값 변화율이 0.01% 수준이 4~5주 지속되는 등 상승세가 거의 멈췄다"고 진단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도 같은 날 3기신도시 사전청약 대상지를 발표하면서 "최근 실거래통계 확인 결과 가격 상승 사례도 있으나 상당한 지역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나타나는 등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많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들어 실거래된 사례 가운데 신고가를 기록한 곳이 많았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전용 114㎡ 24층이 지난 1일 20억원에 실거래됐다. 2년 전 8억5421만원에 거래된 이후 2년새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11현대홈타운' 전용 84㎡도 지난 2일 18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7월 기록했던 종전 최고 실거래가 17억5500만원보다 4500만원이 더 오른 가격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노원구에서도 10억원이 넘는 신고가 아파트가 나왔다. 노원구 월계동 '풍림아이원' 전용 84㎡는 지난 8월 7억8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한달만인 지난 2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가 내놓은 통계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가격이 오른 단지들이 많다"며 "부동산대책 때문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관망세가 커졌을 뿐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또다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오르면서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했다. '임대차3법' 시행과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매물부족 현상 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따른 거래활동이 위축돼 상승폭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