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태양광 설치량 2GW… 반기 기준 사상 최대文 대통령 "2025년까지 태양광-풍력 설비 3배 이상 확대"중국산 점유율, 30% 돌파… "기술 개발-규모의 경제 병행해야"
  • ▲ 태양광 발전. ⓒ한화에너지
    ▲ 태양광 발전. ⓒ한화에너지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어 국내 태양광시장이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발전설비가 크게 늘고, 관련업체들의 수익성도 한층 개선됐다. 다만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 수입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상반기 태양광 설치량은 2.09GW로, 지난해 상반기 1.30GW보다 60.7% 증가했다. 반기 사상 처음으로 2GW를 돌파한 것으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태양광 설치량은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전체 설치량 가운데 국내 태양광업체의 설치량은 같은 기간 1GW에서 1.4GW로, 40% 증가하면서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주요 태양광업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7% 늘어난 3조5919억원, 영업이익은 88.4%로 급증한 172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앞서 정부에서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는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2025년까지 총 4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최저효율제, 탄소인증제 등으로 국내 시장을 고효율·친환경 시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제1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 영상메시지를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며 "태양광과 풍력 설비는 2025년까지 지난해 대비 세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정대기산업은 연간 7%대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환경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는 '태양광 R&D 혁신전략'을 통해 5년간 고효율 태양전지, 신시장·신서비스 창출, 저단가 공정 기술 등 3대 분야에 약 3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이달 초 발표했다.

    그러면서 당초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서는 태양광 및 풍력설비 목표치를 누적 29.9GW로 설정했으나, 그린뉴딜에 따른 계획으로 지난해 12.7GW의 세 배 이상인 42.7GW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하반기 수립 예정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9~2033년)' 등에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거대 내수시장을 토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의 한국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

    상반기 태양광 모듈의 국산 점유율은 67.4%로, 지난해 상반기 79.8%보다 12.4%p 하락했다. 이는 중국 내수수요 감소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격 하락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삭감과 코로나19 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중국 내수시장 내 태양광 모듈의 과잉공급이 발생해 중국 기업의 해외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내 태양광 설치 규모는 2017년 53GW에서 2018년 45GW, 지난해 30GW로 줄고 있다. 반면 한국이 중국에서 들려온 모듈 수입액은 이 기간 2억4000만달러에서 3억7000만달러로 증가(54.1%)했고, 올해는 7월까지 2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REC 가격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모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전력을 생산하는 만큼 SMP(계통한계가격)을 받고, 보조금 격인 REC를 정산 받아 이익을 낸다. REC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값이 싼 중국산 모듈을 쓴다는 것이다. REC 가격은 현재 kWh당 42.8원으로, 3년 전 128원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실제 중국 1위 태양광 모듈업체 론지가 최근 국내에 지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기회를 호시탐탐노리고 있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보다 10~20% 원가경쟁력이 높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일부 국내 모듈업체의 고출력 모듈 생산(대면적 웨이퍼 활용)을 위한 공장 증설에 따른 가동 중단 등으로 일시적으로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때문에 태양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성과가 국내 태양광 산업계의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되도록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이 대규모 증설을 통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효율의 차세대 태양전기기술 개발 등 재생에너지산업의 기술경쟁력 향상은 물론, RE100(Renewable Energy 100%)·그린뉴딜 등 정부에서 추진 중인 신규시장 확보 계획에 맞춰 기업의 투자 확대 등 우리 역시 규모의 경제 확보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