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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s FORUM 2020]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오라"…원하는 만큼만 구매하는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 고금숙 대표, '플라스틱 프리' 꿈꾸며 자연친화 리필제품 판매"대형마트 곳곳, 동네 여기저기 리필스테이션 마련된 세상 그린다"

입력 2020-09-17 15:04 | 수정 2020-09-17 15:27

▲ 알맹상점 고금숙 공동대표 ⓒ뉴데일리DB

글로벌 최대의 화두로 꼽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달성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연합(UN)이 지난 2015년 열린 70회 정상회의에서 주창한 SDGs는 환경, 경제, 사회통합을 아우르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각국 공통의 목표를 뜻합니다. 올해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업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더욱 절감하게 됐습니다. 뉴데일리미디어그룹은 SDGs 포럼을 통해 하나의 인격체처럼 행동하는 '브랜드 액티비즘'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사례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함께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시대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오라.' 알맹이만 채울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의 브랜드 슬로건이다.

뉴데일리경제·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은 17일 오후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뉴노멀 시대의 브랜드 액티비즘'을 주제로 개최한 'SDGs 포럼 2020 X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을 열고 '리필스테이션' 개념의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제품 판매상점 알맹상점을 소개했다.

알맹상점 고금숙 공동대표는 점포 설립 이전 '플라스틱 프리'를 꿈꾸며 환경단체에서 일했다.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환경을 지키는 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시작은 그의 거주지 서울 망원동에서 마음 맞는 동네사람 몇몇과 함께한 소위 '쓰레기 덕질'에서부터였다. 망원시장을 오가며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도록 단골 가게 상인들을 설득하고, 이 일환으로 2년간 장바구니 대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내 장사가 아니다보니 적극적으로 가게 문화를 바꿔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고금숙 대표는 함께 활동하던 자원운동가 2인과 마음을 모아 알맹상점을 차렸다.

망원시장에 위치한 알맹상점에서는 자연친화적인 각종 리필제품을 판매하며, 불필요한 일회용 사용도 지양한다.

섬유유연제와 세탁세제·샴푸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원하는 만큼, 필요한 만큼만 자신이 미리 준비해온 용기에 담아 사갈 수 있다. 물론 용기를 미처 준비해오지 않은 이들을 위해 기부받은 재활용 용기를 열탕소독해 구비해놓고 있다.

고 대표는 "섬유유연제를 사고 싶으면 섬유유연제 통 벨브를 열어 준비해온 용기에 딱 필요한 만큼만 덜어담으면 된다. 샘플 수준의 아주 적은 양도 사갈 수 있다"면서 "특히 식구 수도 많지 않은 요즘, 불필요하게 많은 양의 제품을 오래두고 쓸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담아 무게(g)를 재고 맞갖은 액수를 지불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리필스테이션에서 가장 잘나가는 제품은 수세미·코코넛화분·천연세정제 소프넛·삼배마스크다. 모두 자연에서 발생해 쓰레기가 전혀 남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이다.

진짜 식물을 말린 수세미를 내가 원하는 만큼만 잘라갈 수 있다. 아크릴 수세미는 미세플라스틱가루가 떨어져 나오지만 자연 수세미는 안전하다. 플라스틱 화분은 분갈이 시 쓰레기가 되는 것과 달리 코코넛 화분은 물과 흙이 만나 자연 퇴비가 된다.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일회용 마스크를 대체할 삼배마스크도 인기다. 빨아쓸 수 있는 필터도 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이들 찾는다. 물에 불리면 거품이 나는 소프넛 열매는 천연 비누로서 사용한 뒤 남은 열매를 화분에 넣으면 퇴비가 된다.

알맹상점은 비단 제품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 알맹상점 서포터즈 '알자'(알맹이만 원하는자)들과 함께 모여 뜨개질도 하고, 환경보호를 위한 각종 캠페인 활동도 함께 도모한다.

고 대표는 "우리 가게는 처음부터 사업을 해야지 하고 시작했다기보다 활동을 하기 위해 모인 커뮤니티에서 비롯됐다"면서 "쓰레기를 좋아해서 '쓰레기 덕질'을 하는걸로 시작해서 재밌게 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하면서 즐겁게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적 대안인 리필스테이션 형태 상점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소비 형태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접근성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고 대표는 "우리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가장 많이 말씀드리는 게 '사지 마세요'라는 말"이라면서 "생활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환경보호 실천은 일회용품을 거절하는 일이다. 우리 가게에는 멀리 경기도에서부터 이같은 소비를 하고 싶어 찾는 이들이 많다. '플라스틱 프리'를 실천하기 위해 개인들이 이렇게 노력해야 하는구나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고 대표는 불필요한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 형태의 가게들이 전국 곳곳에 자리하는 그날을 꿈꾼다. 이같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유통망과 자금력을 갖춘 대형업체서부터 저변 확대를 위해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고 대표는 "대형마트의 한쪽 공간, 또는 주유소 슈퍼마켓 한쪽에 사람들이 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들을 원하는 만큼, 쓰레기를 줄이면서 살 수 있는 '플라스틱 프리' 코너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서 "외국은 셀프 리필 기계가 참 편리하게 잘되어 있다. 손님들이 일일이 자기 용기를 저울에 올리고 제품을 담고 무게를 잰 뒤 가격을 산출하기까지 생소해 어려움을 겪는데,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셀프 리필 기계 형식도 개발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네 곳곳에 우리같은 리필스테이션이 생겨 개인이 의지가 있다면 어디서든 자기 용기를 가져가 리필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면서 "그날이 오기까지 우선 우리 상점에서부터 대안적인 용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이와 관련한 워크숍을 많이할 계획이다. 원하는 분들은 언제라도 들러주고 궁금한 점도 많이 물어봐주고, 같이 함께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민아 기자 km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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