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명 21일부터 분류 거부… 1만명 대체 투입추석 특수기 하루 최대 2000만 상자 몰려분류거부 범위도 불분명… 非조합원 움직임이 관건
  • ▲ 17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 연합뉴스
    ▲ 17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 연합뉴스
    택배기사 4000여 명이 오는 21일부터 분류작업을 거부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량이 크게 늘어 배송 지연 등의 혼란이 예상된다. 각 택배사는 상황 대응을 위해 1만여 명의 예비 인력을 투입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택배연대 등이 속한 과로사 방지 위원회는 오는 21일 분류작업 거부에 돌입한다. 참여인원 4000여 명 중 3000명은 우체국 위탁택배원이다. 나머지 1000여 명은 CJ대한통운, ㈜한진 등 민간 택배사 소속이다.

    전체 택배 노동자 5만여명의 채 10%에 미치지 못하지만 명절 특수기와 맞물려 일부 차질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주부터를 ‘명절 특수수송기간’으로 정해 비상근무 중인 택배사들은 하루 2000만 상자 중 10~20%는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물량이 더 많은 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량이 증가하면서 전체 물량이 30~40% 가량 늘어났다.

    분류작업을 둔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간 택배 노동 단체는 분류 작업에 따른 추가 수수료 지급 등의 처우 개선을 주장해왔다. 이를 위해 태업, 파업을 진행해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각 택배사는 대리점별 분류 도우미 배치 등으로 대응해왔다. 배송 기사와 직접 계약 관계에 있는 대리점 차원의 개별 교섭도 진행 중이다.
  • ▲ 택배 자료사진 ⓒ 뉴데일리경제
    ▲ 택배 자료사진 ⓒ 뉴데일리경제
    현장은 대체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업계는 명절 특수기 인력 보강에 대해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 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는 특수 상황에 대비해 평년 대비 보강 인력을 늘려 투입하기로 했다.

    업계는 지역 거점(허브), 마을 단위(서브) 터미널 분류 등 업무 전반에 총 1만여 명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이중 5200여 명은 직접 배송을 돕는다.

    사전 대비에도 업무 차질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분류 거부 기사와의 무력 충돌 등 비상상황 때문이다. 앞선 집단행동에서 일부 조합원들은 본사 직영기사, 비(非)노조 동료 기사의 대체 업무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한 경우도 다수다.

    택배업에서의 ‘분류 거부’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택배 기사들은 마을단위 터미널(서브)에서 본인 구역 물량을 트럭에 싣고 배송을 나간다. 배송 패턴 등을 고려해 기사 본인 구역 물량을 순서대로 짐칸에 정리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 과정이 택배업에서 부르는 ‘분류’ 작업이다. 일각에서는 분류 담당자가 기사 성향에 맞춰 배송 물량을 쌓아주고 정리하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근무 환경 개선 등 업계 발전을 위한 제안이라는 점에 동의하지만 추석 특수기 등 대목을 앞두고 업무를 거부해 유감”이라며 “이미 상당수의 대체 인력을 마련한 상황이지만 당일 현장 마찰 등을 더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