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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건설기계 시장 재편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중공업의 인수전 참여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IB와 건설기계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보유 중인 두산인프코어 지분 36.07%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22일이던 예비입찰을 오는 28일로 늦췄다. 이는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소송을 떠안기로 하면서 인수희망자들이 매물 가치 판단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인수가격도 당초 8000억원 수준에서 1조원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략적투자자(SI)로는 현대중공업이, 재무적투자자(FI)로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참여할지가 최고의 관심사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와 경쟁사이기 때문에 인수 시에는 건설기계 시장 판도가 새롭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굴착기, 휠로더)와 엔진 등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건설기계가 주력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굴삭기와 휠로더를 합쳐 7175대를, 해외에서는 1만7437대를 판매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에서 3055대, 해외에서 1만650대를 팔았다.
회사의 지난해 건설기계 매출은 3조1484억원, 엔진 등의 매출은 578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1조7606억원, 219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시장점유율 약 40%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볼보건설기계와 현대건설기계는 25% 전후의 점유율로 2~3위를 엎치락 뒤치락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전체로는 캐터필러(12.6%), 고마쯔(11.9%)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게 되면 현대건설기계와 합쳐 국내 시장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독보적 1위가 된다. 1강2중 체제에서 독보적인 1강 체제로 전환되는 것.
물론 중국이나 북미시장에서 큰 순위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양사의 기술력과 생산 규모가 어우러져 중장기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 측면을 고려할 때 막판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규모는 2015년 69만대, 2016년 70만4000대, 2017년 89만5000대, 2018년 111만대, 2019년 109만9000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 등으로 88만9000대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