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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타력을 받으면서 구조조정이 계획보다 일찍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산타워 매각이 지난 21일 마무리되면서 두산그룹이 지난 4월 채권단과 약속한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과 지주회사인 ㈜두산은 계열사 매각 대금으로 총 2조200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클럽모우CC(1850억원)를, ㈜두산은 두산솔루스(6986억원·대주주지분 포함)·모트롤BG(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를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각한 바 있다.
여기에 1조3000억원 규모의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와 두산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3조원 규모 차입금의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는 과측도 나온다.
박정원 두산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두산중공업에 무상으로 넘긴 5700억원어치의 두산퓨얼셀 주식도 두산그룹의 재무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제 관심은 마지막 과제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쏠리고 있다.
두산그룹과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의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오는 28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8000억∼1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에 따른 우발채무를 두산그룹이 책임지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예비입찰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중국법인인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소송 중인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대법원판결에서 패소할 경우 약 7천억원가량의 우발채무를 떠안게 되고 이는 예비입찰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었다.
소송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등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와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향후 경영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두산그룹은 재무위기 극복 후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 그룹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세계 5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 실적 보유 경험을 바탕으로 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대주주 보유 지분의 무상증여로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수소연료전지 사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